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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3.08.20 181 - 엄마 없는 하늘 아래
  2. 2013.08.20 181 - 이번주에는

회관에서 개국 잔치가 있었다. 희생견은, 며칠 전 탈주극을 벌였던 회관 개 두 마리. 생의 막바지에 방아다리까지 내달리는 짧은 자유를 누렸구나. 떠난 개들의 명복을.

면출장소, 농협 직원들까지 잘 대접해 보낸 뒤, 할매들을 위한 옛날 영화 상영회를 열었다.

노트북을 20인치쯤 되는 모니터에 연결하고, 77년작 '엄마 없는 하늘 아래'를 틀었다. 박근형 할배의 꽃미남 시절이 고스란히 담겨 있더라. 할매들은 앉았다 누웠다 까무룩 잠들었다 수다 떨다를 반복하며 영화를 봤다. 마침 갯벌에서 가무락 잡는 장면이 나오자 한 마디씩 거들기도 하고, 큰아들로 나오는 어린 배우가 애기 업고 갯일 염전일 연기하느라 얼마나 힘들고 또 그 어머이는 얼마나 짠했겠느냐 안타까워도 하고, 돈 버는 거이 됐다 짠할 거 없다 퉁박도 주고.



할매들은 3시가 되자 12시의 신데렐라처럼 자리에서 일어났다. 양산 대신 우산을 받치거나 모자를 쓰고, 떡이며 레토르트 삼계탕이 담긴 봉다리를 달랑달랑 들고서. 영화는 15분쯤 남았지만 아무도 궁금해하지 않았다. ㅋ 다음 번엔 비 오는 날 한 편 보여달라시는데, 요새 걸로 하나 골라둬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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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니니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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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구마 밭에 EM을 줬다. 콩이랑 팥에도 EM을 줬다. 꼭 줘야겠다고 생각한 건 아니었지만 사둔 것과 얻어온 것이 있어서 그냥 줬다. 고구마 밭에서 멧돼지의 흔적을 발견했다. 우리밭에는 다시 안 오는 줄 알았는데, EM 덕분에 알았다. 직파한 흰콩에 최근에 고라니가 다녀간 것도 직파한 서리태 잎에는 벌레 먹은 구멍들이 많다는 것도 EM 덕분에 알았다. 비닐 씌우고 육묘해서 키운 녀석들은 큰 문제 없어보인다.

 

 한적골 윗논에 물이 말랐다. 드렁허리가 구멍을 낸 것은 아닌듯한데, 이유를 모르겠다. 원래 잘 마르는 논이라 물을 많이 잡으라는 조언을 올초에 듣긴 했었다. 논 세 배미 중에 가장 잘 된 자리기 때문에 물관리를 잘 하고 싶다. 내일 낫들고 가서 논두렁 풀 깎으면서 어디 구멍난 곳은 없는지 자세히 봐야겠다.

 

 논이든 밭이든 꾸준히 다니면서 지켜봐야 잘되고 있는 것도 잘못되고 있는 것도 보인다.

 

 작물을 심어 키우는 데 있어서 내년에는 이렇게는 하고 이렇게는 하지 말아야지 하는 생각을 많이 한다.

 

 오늘은 마을에서 개국을 먹었다. 맛있었다. 회관 뒤에서 기르던 외로운 강아지 두 마리가 나와 동네 어른들의 여름나기 희생양이 됐다. 개국 먹고는 망둥이 낚시 갔었다. 먼저 세 마리 잡았었는데, 오늘은 다섯 마리 잡았다. 다음에는 20마리 잡아야지.

 

 어디에 어떻게 파느냐도 문제지만 일단은 별탈 없이 잘 키우는 것이 더 중요하다. 매일매일 논밭으로 다니면서 고구마에 돼지가 들어오지 않기를, 들깨에 나방이 들러붙지 않기를, 콩과 팥과 수수가 건강하게 자라기를, 도지는 낼 수 있는 양의 쌀을 수확하기를 바라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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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마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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