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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3.06.21 121 - 하지(감자)

 5시에 일어날랬는데, 6시에 일어났다. 한적골 논에 가서 아랫논에서 윗논으로 물을 퍼주던 모터를 껐다. 아랫논이 많이 말랐다. 당분간 비소식은 없다. 심란하다. 고구마 밭에 갔다. 멧돼지는 안 들어오고 고라니는 들어온 것을 확인하고 풀쟁기로 두 고랑 풀을 밀었다. 집에 와서 가볍게 아침을 먹고 동네 할머니가 주신 들깨모를 뽑아서 뒷밭에 심었다. 귀찮아서 물은 주지 않고 뿌리에 물만 적셨다. 지후가 남의 집 일한 덕분에 맛있는 점심을 먹었다. 메인 메뉴는 농어회랑 지리였다.

 오후에 한 숨 자고 들깨 마저 심으려고 했는데, 여러가지 일들이 있어서 그러지 못했다.

 7시 30분 정도에 한적골 논에 들렀다. 동네 논들에 다 물이 돌길래 혹시나 해서 한 번 들러봤다. 역시나 물을 푸고 있었다. 논에 물을 대고 집에 돌아와서 오전에 심은 들깨에 물을 줬다. 오늘 낮이 뜨거워서였을까, 내가 물을 주지 않고 심어서였을까. 축축한 땅에 심은 녀석들만 쌩쌩하고 나머지들은 흐물흐물했다. 미안해서 얼른 물을 줬다. 물뿌리개를 들고 꽤나 먼 거리를 몇 번 왔다갔다했다.

 아침에 텃밭을 보니 잎이 누래진 감자들이 보였다. 오늘이 하지니까 날은 어둡지만 기념으로 캐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다. 지후가 캐고 좋아했다. 감자 농사는 반성할 부분이 많다. 올해 잘못한 것들이 많아서 내년엔 무조건 올해보단 잘 할 거다. 

 여러가지 일들은 제외하곤 무난했던 하루다.

 하지만 항상 문제는 이 여러가지 일들이라는 거.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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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마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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