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정한 일기/우'에 해당되는 글 122건

  1. 2013.10.01 222 - 9월 30일
  2. 2013.09.27 219 - 9월 27일
  3. 2013.09.26 218 - 9월 26일 2
  4. 2013.09.21 213 - 부상, 친구들
  5. 2013.09.13 205 - 상합 꿈나무 2
  6. 2013.09.12 204 - 근성
  7. 2013.09.11 203 - 와우! 워어~
  8. 2013.09.07 199 - NLL 대개방 1
  9. 2013.09.06 198 - 제비, 고라니, 상합 그리고
  10. 2013.09.03 195 - 불
어제 하루는 푹 쉬었다. 그래도 피곤했는지 열시에 잠에서 깼다. C 이장님네 컴퓨터 손보고-네트워크 복원 오류- 고구마 박스 샘플 구해오고 일 시작했다. 오늘은 수수랑 팥 수확의 날이다. 나는 수수를 아내는 팥을 맡았다. '나의 하류를 지나'를 무한 반복으로 들으면서 수숫대를 가위로 잘라서 자루에 담았다. 수수를 수확하고 남은 수수밭에 들어가서 수숫대를 낫으로 쳐냈다. 그냥 두면 겨울까지 그대로 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시간 날 때 눈에 보이는 일은 다 해두는 것이 좋다.

팥은 다 수확하지 못했다. 10월엔 할 일이 많다. 1일은 동네에서 나들이, 4일은 체육대회, 다음주말엔 농활, 벼베기, 고구마 수확, 들깨 수확, 콩 수확 등이 나를 기다리고 있다. 일단 내일 나가서 맛있는 거 먹고 바지런히 움직이자.

오늘 지후는 팥 수확 마무리에는 실패했지만 체육대회 줄넘기 연습을 했고 고구마 상자랑 우리 스티커를 주문했다. 수고했어요.

'다정한 일기 > ' 카테고리의 다른 글

225 - 정신줄  (0) 2013.10.03
223 - 나들이  (0) 2013.10.01
219 - 9월 27일  (0) 2013.09.27
218 - 9월 26일  (2) 2013.09.26
213 - 부상, 친구들  (0) 2013.09.21
Posted by 마그리
,
아침에 민방위 갔다가 한적골 논에 들렀다. 내일은 논 세 자리 다 물꼬 트고 비를 기다려야겠다.

오후에는 상합 잡았다. 오늘은 20킬로 넘게 잡았다. 힘들다.

그리고 벼 예쁘다.




오늘 조개 많이 잡은 자리 - 이런데서 일하면 기분 좋겠지?

'다정한 일기 > ' 카테고리의 다른 글

223 - 나들이  (0) 2013.10.01
222 - 9월 30일  (0) 2013.10.01
218 - 9월 26일  (2) 2013.09.26
213 - 부상, 친구들  (0) 2013.09.21
205 - 상합 꿈나무 2  (0) 2013.09.13
Posted by 마그리
,

 새벽에 일어나서 어제 잡은 상합을 아침배로 보냈다. 선창에 나온 동네 아저씨들과 이런저런 애기를 나눴다. 동네의 동정을 듣는 시간이기도 하고 농사나 조개캐기에 대해서 정보를 얻기도 한다. 나는 이 시간이 좋다. 그리고 이 시간이 무슨 큰일을 치르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동네분들과의 대화야 말로 시골살이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선창에 나가는 길에 KS할머니랑 잠깐 얘기했고 돌아오는 길에 다시 KS할머니를 만났다. 새벽부터 호박 따시더니 바로 교회청소하러 가신다고 했다. 할머니들은 대체로 부지런하고 바지런하시다.

 아내 손님들이 촬영 장소 헌팅차 방문했다. 동네를 잠깐 구경하고 집에서 커피를 마셨다. 그리고 나는 다시 조개 잡으러 갔다. 어제는 걸어나갔다 걸어 들어오느라 무척 힘들었다. 오늘은 YS형이랑 함께 나갔다. - 형, 항상 감사합니다. - 힘만 빼고 많이 못잡았는데, 출장소에서 오늘 잡은 걸 다 사줬다. - 감사합니다. - 일당 벌이를 했다. 

 집에 와서 대충 씻고는 작목반 형, 아저씨들이 모여있는 P형네 건조장 앞으로 갔다. 내가 조개 캐는 동안 형들은 콤바인을 정비하고 곡물 건조기를 손보셨다. 수확이 머지 않았다. 아내 손님들이 선물한 마카롱을 하나씩 나눠 먹었다. 형들이랑 이런저런 얘기를 나눴다. 나는 이 대화의 시간이 좋다. - 일은 싫고 대화는 좋다? -

 

 오늘 내가 좋아하는 시간을 두 번이나 가졌다. 조개도 팔았다. 꽤 괜찮았던 하루다.

 그리고 드디어 새 핸드폰이 왔다. 잠깐 만져보니 아이폰만 못하다. 6개월만 쓰자.

 잘 시간이다.

'다정한 일기 > ' 카테고리의 다른 글

222 - 9월 30일  (0) 2013.10.01
219 - 9월 27일  (0) 2013.09.27
213 - 부상, 친구들  (0) 2013.09.21
205 - 상합 꿈나무 2  (0) 2013.09.13
204 - 근성  (0) 2013.09.12
Posted by 마그리
,

 어제 친구들이 왔다. 레밍, DS, 람이 이렇게 남자 셋이다. 칙칙하다. 칙칙해. 마침 집 냉장고에 먼저 잡아둔 상합이 있어서 끓여 먹었다. 친구들이 무척 좋아했다. 오늘은 그 상합을 직접 잡으러 나갔다. 그레 두 개로 남자 넷이 두 시간 캔 것이 8kg이다. 먹을만큼은 잡아서 다행이다.

 원래 내 계획은 대여섯시간 동안 많이 많이 잡는 것이었는데, 아침에 사고가 났다. o형한테 빌려줬던 그레 찾아 오던길에 앞에 오던 차를 피하려다 오토바이가 미끄러져 넘어졌다. 왼쪽으로 넘어졌다. 왼쪽이 이곳저곳 까졌고 뻐근하다. 차에 타고 있던 사람들이 우르르 내려서 괜찮냐고 물었다. 그 중에 한 명은 우리 차에 치인것 아니잖아.라고 했다. - 콱!! - 다행이 많이 다치진 않았다. 이스터 섬에서 거의 비슷한 사고가 났었는데, - 그때는 모래 위에서 혼자 넘어졌더랬지 - 지후가 나를 보살펴줬었다. 오늘도 지후가 걱정해주고 보살펴줬다. 사랑해요.

 상합잡기의 수입에 대해서 전해들은 영일이도 그렇고 오늘 상합을 잡아본 람이도 그렇고 볼음도에서는 상합 잡는 것이 답인것 같다고 한다. 자본금이 전혀 없는 나에게는 그게 정답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경운기 한 대와 좋은 그레만 있으면 남들 크게 신경 안 쓰고 할 수 있는 일이어서 그렇다. 한 번 생각 좀 해보자.

 

 다치고 나니까 역시 일단은 몸이 건강한 것이 제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건강 다음으로는 빚이 없는 것이 중요하다. 명절에 엄마랑 이런 얘기를 했었다. 오토바이는 조심해서 타야겠다.

 

 

짤방은 얼마전에 구멍 뻥 뚤렸던 하늘

'다정한 일기 > ' 카테고리의 다른 글

219 - 9월 27일  (0) 2013.09.27
218 - 9월 26일  (2) 2013.09.26
205 - 상합 꿈나무 2  (0) 2013.09.13
204 - 근성  (0) 2013.09.12
203 - 와우! 워어~  (0) 2013.09.11
Posted by 마그리
,

 

 

 오늘까지 포함해서 돈을 벌기 위해서 상합 캐러 나간 횟수가 열 번을 넘지 않는다. 짧은 기간 동안 꿈나무 답게 꽤 늘었다. 이제 대표 상비군 정도 된다. 상합을 많이 캐기 위해서는 시간 투자와 끈기가 자리보다 중요하다. 물론 자리도 아주아주 중요하다. 오늘만 해도 잘 안 나오는 자리에서 100평 넘게 그레질을 하느라 힘들었는데, 완이형이 자기쪽이 잘 나온다고 불러줘서 25kg정도 잡았다. - 형, 감사합니다. - 10kg을 목표로 갯벌에 나가는데, 점점 잡는 양이 늘어난다. 그래도 목표를 높이진 말자. 경운기 타고 갯벌을 나오는 길에 하늘이 참 예뻤는데, 흔들려서 못 찍었다. 그래서 발 사진을 올린다. 참 못났다. 통뼈인 건 좋지만 발목이 두꺼운 건 맘에 안든다. 발목이 두꺼운 사람들은 대체로 달리기에 약하다. 

'다정한 일기 > ' 카테고리의 다른 글

218 - 9월 26일  (2) 2013.09.26
213 - 부상, 친구들  (0) 2013.09.21
204 - 근성  (0) 2013.09.12
203 - 와우! 워어~  (0) 2013.09.11
199 - NLL 대개방  (1) 2013.09.07
Posted by 마그리
,

204 - 근성

다정한 일기/우 2013. 9. 12. 20:15

 어제 상합을 못캤다. 비가 왔기 때문이기도 하고 오랜만에 게임을 하느라 정신줄 놨기 때문이기도 하다. 게임은 겨울에 하자!

 엊그제 잡아 둔 상합이 12kg 있기 때문에 30kg을 채워서 도매상에 보내야겠다고 생각했다. 오늘 20kg을 잡아야 한다는 계산이 나왔다. 근성으로 다섯 시간 넘게 그레를 끌었다. 중량을 달아보니 22kg이다. 사소한 목표지만 목표를 달성했다. 완이형이 경운기 태워줬다. - 형, 감사합니다. 조만간 또 저희집에서 저녁 먹어요. ^^; -

 집에 오니까 지후가 팥 꼬투리를 거의 다 까놨다. 근성으로 깐 것이 분명하다. 나는 게임 때문에 지후는 게임하는 나 때문에 기분이 다운됐었는데, 근성으로 일하고 나니까 기분이 좋아졌다. 아내는 팥 꼬투리 까는 일에 근성이 있어서 뭣에 쓰냐고 한다. 그지만 내 보기엔 부부가 둘 다 근성이 있어서 어딜가도 굶어 죽진 않을 것같다.

 내일은 비가 와도 조개 캐러 나가야지.

 

근성의 팥 꼬투리 까기. - 동네분들은 예전 노인네들처럼 왜 그걸 까고 있냐고 한다. - 농민신문 읽으면서 커피도 마시면서 팟캐스트도 들으면서 까고 까고 또 깐다.  

'다정한 일기 > ' 카테고리의 다른 글

213 - 부상, 친구들  (0) 2013.09.21
205 - 상합 꿈나무 2  (0) 2013.09.13
203 - 와우! 워어~  (0) 2013.09.11
199 - NLL 대개방  (1) 2013.09.07
198 - 제비, 고라니, 상합 그리고  (0) 2013.09.06
Posted by 마그리
,

 볼음도에 살기 시작한지 200일이 지났다. 와우!

 동네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나를 부르는 대표 호칭은 '어서방'으로 정해졌다. 할머니 중에 어떤분은 어일우를 부른다는 것이 급하게 불러서 '워리'라고 하기도 한다. 이런 경우 지후는 '워리 색시'가 된다.

 상합 잡아서 50만원 버는 게 9월 목표였는데, 현재까지 495,000원 벌었다. 어제 잡아둔 것까지 팔면 목표는 달성이다. 하지만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는 법.이라기 보다는 추석전에 다른 큰일이 없기 때문에 계속 갯벌에 나가기로 했다. 와우!

 팥 수확을 80%정도 마쳤다. 팥 꼬투리 깐다고 지후가 고생이 많았다. 고생했어요. 수확물을 보고 있으면 기분이 좋아진다. 와우!

 8월말에 1차로 수수를 수확했어야 했는데, 그러질 못했다. 먼저 익은 친구들이 바람에 다 쓰러진 것을 뒤늦게 발견하고 그저께 저녁에 쓰러진 수숫대를 뒤적여서 1차 수확을 했다. 워어~~

 빵꾸난 자전거 앞바퀴를 땜빵했는데, 또 빵꾸났다. 워어~~

 친구가 보내준 그래픽 카드를 끼웠는데도 데스크탑이 계속 먹통이다. 추석때 갖고 나가야 한다. 워어~~

 올해만 물에 네 번 빠진 아이폰을 고쳐왔다. 고쳐왔는데도 신통치 않다. 워어~~

 잠깐 비가 그친것을 완전히 그친줄 알고 밤 12시 넘어서 고구마밭에 가서 호랑이 소리 틀어놓고 왔다. 그랬더니 비가 막 쏟아진다. 워어~~

 

 와우!도 많고 워어~도 많다. 중요한 건 나도 아내도 새로운 생활에 많이 익숙해졌다는 것! 와우!  

'다정한 일기 > '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5 - 상합 꿈나무 2  (0) 2013.09.13
204 - 근성  (0) 2013.09.12
199 - NLL 대개방  (1) 2013.09.07
198 - 제비, 고라니, 상합 그리고  (0) 2013.09.06
195 - 불  (0) 2013.09.03
Posted by 마그리
,

 

 

 지도 한 가운데가 내가 사는 볼음도다. 북한이랑 5.5km 떨어져있다. 꽤 가깝다. 우리집은 섬 북쪽끝에 있다. 하늘이 맑은날은 집에서 북한땅이 선명하게 보인다. 북한이랑 가까운 위치 때문에 군인들이 북쪽 갯벌로 주민들을 나가지 못하게 한다. 최근에는 북한에서 물살을 타고 교동으로 귀순한 사람도 있었다. 그래서 동네사람들은 그물도 남쪽 갯벌에 묶고 상합도 남쪽 뻘에서 캔다. 

 일년에 한 번 이틀이나 사흘동안 북쪽 갯벌을 개방하는 날이 있는데, 그날이 어제랑 오늘이었다. 갯벌은 완전 축제 분위기다. 일년동안 사람 손을 타지 않은 뻘에서 대형 상합이 쏟아져 나온다. 평소에 조개 잡으러 나오지 않는 동네분들까지 총출동이다. 육지와 조개가 잡히는 뻘 사이에 바늘 지옥을 현실에 옮겨 놓은듯한 갯고랑이 - 갯벌 중간중간에 있는 골짜기, 물이 들어올 때 갯고랑을 타고 빠르게 들어오기 때문에 사망 사고가 종종 생긴다. - 있어서 나이 많고 몸이 약한 분들은 나오지 않으신다. 이 갯고랑은 일단 발이 푹푹 빠지고 그 빠지는 바닥에 날카로운 돌과 석화가 잔뜩있다. 기본으로 20kg씩 잡은 조개를 어깨에 지고 이 갯고랑을 건너는 일이 쉽지 않다. 지금 내 발바닥은 상처투성이다.

 발바닥은 다 찢어졌어도 이틀동안 상합 46kg잡아서 다 팔았다. 초지집 주인아저씨가 알음알음 팔아주셨다. - 길수 아저씨, 감사합니다. 다음에 소라 많이 잡으면 한 번 보낼께요. ^^; - 잡는 것도 어렵지만 파는 것이 문제인데, 많이 잡힐 때는 장사치에게 팔면 kg당 천원씩 덜쳐준다고 한다. 도매시장에서 kg당 12,000원 하는 A급 조개를 4천원, 5천원에 중간 도매상에 넘겨야만 하는 것이 주민들의 현실이다. JK아저씨 말마따나 입에서 단내가 나도록 잡은 상합이다. 그래서 동네사람들도 왠만하면 관광객들에게 4kg에 30,000원에 파는 쪽을 선호한다.

 내일은 무조건 쉬고 월요일이나 화요일부터 추석 전까지 다시 조개잡이 시작이다. 에고 힘들다. 어제랑 오늘은 모처럼 힘들다는 소리가 입 밖으로 나왔다. ㅋ 

 

 

 오늘 잡은 것 

'다정한 일기 > '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4 - 근성  (0) 2013.09.12
203 - 와우! 워어~  (0) 2013.09.11
198 - 제비, 고라니, 상합 그리고  (0) 2013.09.06
195 - 불  (0) 2013.09.03
194 - 동물 식구들  (0) 2013.09.02
Posted by 마그리
,

itistory-photo-1

제비

itistory-photo-2

한적골 논

itistory-photo-3

팥 수확

itistory-photo-4

고라니 습격

itistory-photo-5

두부 아래는 다 상합


 처서 지나고 계속 하늘이 좋다가 어제랑 오늘 흐렸다. 그러던 중에 제비 수백마리기 섬을 찾았다. 남쪽으로 박씨 물러 떠나는 중에 잠깐 들렀던 모양이다. 어떤분은 해마다 이렇다고 하시고 다른분은 살다살다 이렇게 많은 제비는 처음 본다고 하신다. 해마다 봤다는 쪽이 맞겠거니 생각했다.

 그런 그렇고 비가 한 번 와야 한적골 논에 물을 댈텐데, 기다리는 수 밖에 없다. 물달개비에 휩싸였던 은행나무 논도 그럭저럭 도지를 낼 정도는 되는듯하고 한적골 벼는 무척 잘됐다. 오리떼가 휩쓸고 지나가지만 않으면 수확의 기쁨을 누리겠구나. 벼라는 작물은 정말 대단하다.

 그제부터 팥을 수확하기 시작했다. 교번에 의하면 심고 80일부터면 수확이 가능하다고 하니 지금이 그 시기다. 팥 심은 자리는 물이 잘 안 빠져서 팥이 크게 자라지 못했다. 고추 사이사이에 심은 팥들은 아직도 한창 자라는 걸로 볼 때, 열악한 환경 때문에 팥들이 일찍 꽃을 피웠는지도 모른다. 자손을 퍼트리는 식물들의 본능은 무지막지하다. 찢어진 울타리로 고라니가 들어왔더랬다. 포비를 풀어줬만 잡지 못했다. 이랑 두개 정도의 콩잎이 고라니님께 제물로 바쳐졌다. '다정한 농부는 고라니를 미워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세웠는데 고라니가 무척 얄밉다. 고라니에게 당한 고구미 줄기랑 콩 줄기를 보고 있으면 화가 치밀어 오른다. 방비를 더 철저히 하는 수 밖에 없을까? 내가 철통 방어하면 다른이의 밭이 그들에게 당할터이다. 이래도 문제 저래도 문제다.

 9월 목표가 상합 잡아서 오십만원 벌기다. 오늘까지 나흘동안 잡으러 다녔다. 오늘이랑 내일은 일년에 한 번 북쪽 갯벌을 개방하는 날이다. 개방 횟수가 적으니 상합이 굵고 양도 많다. 오늘은 29kg을 잡았다. 잡을 때는 힘이 들어도 재미있는데, - 아내는 일차 산업의 즐거움에 대해서 예기하기도 했다. - 파는 것이 문제다. 장사치한테 팔면 너무 싸게 쳐주고 알음알음 팔자니 여기저기 연락해야 하고 신경도 많이 쓰인다. 다음달이면 쏟아져 나올 고구마랑, 쌀도 마찬가지겠지. 휴우. ~~ 한 동네 사는 hs형이 - ys형인 줄 았았는데, hs였음. - 자기 잡는 동안은 매일 같이 가도 좋다고 하셔서 형이랑 같이 다닌다. 형이 경운기, 그레, 양파망, 손질 등 이것저것 신경 많이 써주신다. - 정말 감사합니다. -

 어제는 몸도 피곤한데, 컴퓨터 고장에 고라니 습격에 할 일도 많아서 짜증이 났었는데, 오늘은 몸은 여전히 피곤하지만 조개도 다 팔기로 했고, 다른일들이 없어서 기록을 남길 여유가 생겼다. 이래서 여유가 중요하다.

iPhone 에서 작성된 글입니다.

'다정한 일기 > '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3 - 와우! 워어~  (0) 2013.09.11
199 - NLL 대개방  (1) 2013.09.07
195 - 불  (0) 2013.09.03
194 - 동물 식구들  (0) 2013.09.02
192 - 이웃  (0) 2013.08.31
Posted by 마그리
,

195 - 불

다정한 일기/우 2013. 9. 3. 21:05

 우리집은 할머니,  할아버지 두 분이 사시던 집이다. 구옥 옆에 신옥이 붙어 있고 구옥의 다른쪽 옆에는 할아버지가 잘라놓은 나무들이 쌓여있는 창고가 있다. 우리는 신옥에 살고 구옥은 폐허다. 나무 창고에 바투 붙어서 쓰레기를 태우는 드럼통이 있다. 오후에 집 뒤에 풀 나지 말라고 깔아뒀던 널판질들을 드럼통에 넣고 태웠다. 볼일이 있어서 1리에 나가 있었는데, 아내에게 전화가 왔다. 창고에 불났으니까 빨리와! 아내 목소리가 긴박하지 않아서 물호스 연결에서 끄면 되겠거니 생각했는데, 불이 크게 나서 나무 창고가 전소됐다. 불끄랴, 불구경하랴 동네분들이 엄청 많이 보이셨다. 목사님 부부도 오셨다. 불을 가장 먼저 발견한 Y이장님이 경운기 끌고 오셔서 우물물을 퍼서 고성능 호스로 불끄는 걸 도와주신게 큰 도움이 됐다. - 감사합니다. 의용소방대 형들도 다들 오셔서 열심히 도와주셨다. 그 와중에 나는 구경오신 분들 사진을 찍고 싶었다. 그렇지만 불 다꺼질 무렵 한 장 찍은 것이 전부다. - 다들 정말 감사합니다. 가을에 추수하고 나면 동네랑 교회에 떡을 해서 돌릴 생각을 갖고 있었는데, 꼭 그렇게 해야겠다.

 

 강릉에 살 때, 아궁이에 불씨를 제대로 안 끄고 밖에 내놔서 산불 낼 뻔 한 적 있다. 강화에 이사와서 초지집에서도 아궁이 불씨를 밖에 꺼내놨다가 집 다 태워먹을 뻔 했다. 올 봄에도 산불 한 번 낼 뻔 했다. 그랬다가 오늘은 기어이 불이났다. 나는 불에 대한 경각심이 없다. 가장 좋아하는 소설 중에 하나가 '금각사'이기 때문인가? - 술 취하면 금각사 얘기를 자주 한다. - 그랬는데, 아까 불난 것을 보고 가슴이 계속 콩닥콩닥거렸다. 고성에 사는 형님네 집이 최근에 전소됐고 인명 피해도 있었다. 정말이지 불조심 해야겠다.

 

 오늘 아침에 YS형이랑 상합 잡으러 나갔더랬다. 12kg을 잡아서 바로 팔았다. 자세한 얘기는 여기. 먼저 소주 한 짝 팔았던 것은 가외 수입이라고 치고, 실질적인 첫 수입을 오늘 올렸다. 앞으로 돈이 많이 들어올라고 불이 났나보다. 하고 쿨하게 생각하자. 오늘 탄 자리는 원래도 올겨울에 허물려고 했던 자리다. 개똥쑥 씨 밭아서 개똥쑥 밭으로 만들어야겠다.  

  화마가 휩쓸고 지나간 자리, 이제 구옥만 보인다. 파란 지붕 아래가 내가 사는 곳이다.

'다정한 일기 > ' 카테고리의 다른 글

199 - NLL 대개방  (1) 2013.09.07
198 - 제비, 고라니, 상합 그리고  (0) 2013.09.06
194 - 동물 식구들  (0) 2013.09.02
192 - 이웃  (0) 2013.08.31
190 - 땅벌, 상합  (0) 2013.08.29
Posted by 마그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