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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2013.11.23 275 - 서리태 갈무리
  3. 2013.11.21 273 - 서리태
  4. 2013.08.26 서리태 & 오가피 콩 재배 일지 ing
  5. 2013.06.28 128 - 콩 심는 주간

280 - 두부

다정한 일기/리 2013. 11. 28. 22:06

어젠 할머니들이 콩을 골라 주셨다.

아침 9시부터 오후 3시까지.

넷이 했다가, 셋이 했다가, 여섯이 했다가, 넷이 했다가....

상품용 콩을 고르고 - 벌레 먹은 거, 찌글찌글한 거, 상한 거 빼놓기,

자투리를 두부용으로 고르고..

 

 

까락이 제대로 날아가지 않은 콩을 거칠게 체로 쳐서 할머니들 앞에 쌓아 두었을 때..

대체적인 평은 농사가 잘 안 됐다....였다.

콩이 맺힐 때 날씨가 좋지 않았다는 것, 비탈밭이라는 것, 약을 안 쳤다는 것, 등등

할머니들이 나열한 이유는 참 많았다.

꽃필 때, 수정할 때 약을 치라는 조언도 있었다.

힘들게 농사 지어서 벌레한테 다 준 거 아니냐며..

 

콩을 다 골라내고 난 뒤,

할머니들은 무척 흡족해 하셨다.

잘 골랐다, 고르고 나니 콩이 참 이쁘다, 잘 됐다..

오랜만에 소일거리가 즐거운 것도 같았고,

처음 농사 짓는 젊은 아이들 일을 다같이 도와 끝냈다는 점도 기쁜 듯 싶었다.

 

콩 고르는 일은, 할머니들께 기쁨을 주는 일이었다.

팔십대 할머니들은 걷는 것은 시원찮아도 앉아서 하는 일엔 선수라는 걸 증명하셨고,

눈이 잘 안 뵈고 귀가 잘 안 들리는 할머니도 미처 못 깐 콩깍지 까는 일로 훌륭하게 역할을 하셨다.

칠십대 할머니들이야 말해 무엇하리.

그 모습을 보는 일은 참 기분 좋았지만, 할머니들 앓아 누울까 걱정도 되고...

옛날 사고방식의 말씀들은 한편으로 듣기 힘들었다.

 

아무튼 오늘 봉지에 담아보니 2킬로 짜리가 열여덟 개 나왔다. (서말 좀 넘는다고...)

동네에서 팔아주시기로 해서 정말이지 다행이다.

새삼 때문에 뽑아낸 것도 제대로 됐다면... 우왕...

 

 

아까운 자투리 콩이 고무대야 한가득 나오자, 할머니들은 두부를 만들자고 하셨고..

일사천리로 일이 진행됐다.

콩을 물에 불려 놓고, 바닷물 떠 놓고..

점심 먹고 치운 다음, 가마솥에 물을 끓여 두부를 만들기 시작했다.

 

하룻밤 불려둔 콩을 씻은 다음 믹서에 갈기. (껍질을 같이 갈아도 되는데 할머니들은 손으로 주물러 씻어냈다.)

 

 

기다란 주머니에 몇 바가지 담아 넣고 주물러 물만 빼내기.

 

 

따뜻한 물에다 주머니를 넣어 빨아 콩물을 더 얻어내기.

 

 

여러 차례 반복하고 나면, 이렇게 콩비지가 남는다.

비지에다 물 넣고 끓인 다음 김치 썰어넣고 돼지고기 넣어 끓이면 비지찌개가 된다.

 

 

콩물만 솥에 넣고 끓이기.

콩물 두어 바가지는 남겨두기.

 

 

기포가 올라오고 바르르 떨면서 물이 넘치려고 하면, 남겨둔 콩물을 넣기.

조금 더 끓이다가 바닷물을 천천히 둘러 넣기.

조금 더 끓이다가 바닷물을 한차례 더 넣고 뚜껑 닫기. 약불로 뭉근하게 끓이기.

(콩물은 조심조심 끓다가 한 번에 끓어넘치기 때문에 잘 지켜봐야 한단다.

바닷물을 너무 빨리 넣어도 안 되고, 적당한 속도로 넣어야 두부가 잘 만들어 진단다.)

콩물에 얇은 막이 생기면 두부가 거의 다 됐다는 신호다.

건져서 먹어보면 두부 맛이 난다!

 

 

두부는 두부대로 뭉치고, 콩물은 맑아졌을 때... 순두부로 먹으려면 떠서 먹기.

면보에 걸러서 무거운 걸로 누르기.

 

 

 

면보를 펼치면, 두부가!!!!!!!!!!!!!!!!!!!!!

 

 

 

김장 김치랑 양념장이나 젓국장이랑 같이 먹으면 꿀맛~

 

 

어제는 여러가지로 마음이 힘들었는데,

오늘은 아주 갠춘하다.

이틀 내내 회관에서 살았으니까,

내일은 좀 살살하자!! 오늘 설거지 세 번 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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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니니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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엊그제 찍은 사진이다.

콩꼬투리 산이 몇 개 있었는데, 다 갈무리하고 저만큼 남았었다.

일우는 콩꼬투리를 바람에 날려 콩만 남기는 일을 무한반복하고,

나는 흙이나 잎, 콩꼬투리 부스러기를 체쳐서 콩만 남기는 다음 일을 무한반복했다.

 

커다란 고무 대야에는 그날 작업한 콩이 들어 있고,

파란 소쿠리에는 깨지거나 벌레먹거나 많이 쪼글쪼글한 콩이,

초록 소쿠리에는 내다 팔 콩이 들어 있다.

 

까만 콩이 참 이쁘다.

내년에는 더 다양한 콩을 심어야지.

어쩌면 콩 박사가 될지도 몰라. 데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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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니니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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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에는 서리태 털고 있다. 털어도 털어도 아직 남았다. 오늘은 키질 연습을 했다. 키질 마스터가 되는 것은 몇 년 후로 미루고 바람에 날려서 꼬투리랑 알맹이를 분리하는 게 빠르겠단 결론을 냈다.

동네 사투리로 알맹이는 알쾡이라고 한다. 할머니들이 처음 농사 짓는데, 콩도 들깨도 팥도 수확한 우리더러 대단(대견)하다고 했다. - 감사합니다. - 오늘은 시영네 아주머니가 키질 시범을 보여주셨다. wow crazy!는 이런 때 쓰라고 있는 말임이 틀림없다.

우리는 내일도 모레도 콩을 털고 고른다. 아마 다음주에도 콩 고르고 있을 것 같다. 콩 고르면서 "내 콩들"하고 말하면 기분이 좋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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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마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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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615 - 서리태 밭에 직파

 

20130616 - 오가피 콩 50구 포트 2개(2알씩)

                서리태 105구 포트 23개(2~3알씩)

 

20130618 - 비

 

20130619 - 포트에 넣은 친구들 싹나옴

 

20130626 - 오가피 콩은 100자리 중에 10자리만 제대로 나옴

                서리태 4포트 심었음

 

20130627 - 오가피 콩 집 뒤 고라니가 고춧잎 뜯어 먹은 자리에 심었음

 

20130628 - 나머지 서리태 모두 심었음(농활온 친구들)

 

20130630 - 비닐 씌운 남은 자리에 서리태 직파, 새(또는 벌레)들이 잘라 먹은 자리도 콩 새로 넣었음

 

20130701 - 2일부터 줄창 비가 내린다고 하니 살짝 걱정됨

 

 

20130720 - 아인산 살포, 고라니님도 다녀가시고, 거세미가 많이 끊어 먹었음, 배수가 잘 안되는 자리는 콩이 잘 자라지 않는듯 함, 현재까지 상태 양호, 오가피 콩은 잎이 다섯개라 오가피 콩이라고 했는데, 잎이 세 개임 

20130721 - 오가피 콩 잎 다섯개 맞음! ^^;

20130721 - 장마 후에 김 잔뜩 매야 할 콩밭

 

20130721 - 콩 심던날 윗밭과 아랫밭 경계에 묻은 친구들도 무척 잘 자랐음. 고라니가 얘네들은 안 건드렸네. ㅠ.ㅠ

20130807 - 오가피콩 꽃 핀 거 발견!

 

 

20130818 - 오가피콩 꼬투리가 열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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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마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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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큰 잡곡밭 3번에는 비닐을 씌웠다.

김 언제 다 맬려고 비닐도 안 씌우고 풀약도 안 주느냐는 지청구를 여러 번 들었더랬다.

알라(풀약) 한 봉에 10400원인가 하는데, 그거 두 봉이면 쎄빠지게 고생할 필요 없다는 이야기는 나도 직접 들었다.

 

딱히 그래서만은 아니고....

비닐을 안 씌운 1, 2, 4, 5, 6번을 둘이서 관리하기 벅찰 지경이라는 걸 우리도 알고 있어서

3번에는 비닐을 씌우기로 결정한 거다.

 

 

요즘은 서리태를 심는다.

열흘 전쯤 포트에 넣은 콩인데, 105구 짜리라 비좁아서 그런지 애들이 서로 부대끼면서 조금 웃자랐다.

아침에 5시 반~6시쯤 일어나 마당일, 텃밭일 하는 사이에 포트 1~2개 심고,

점심 먹고 좀 쉬다가 오후에 나가서 마당일, 텃밭일 하다가 또 포트 1~2개 심는다.

일은, 같이 하기도 하고 혼자 하기도 하고 그런다.

27개 이랑 중 12개를 끝냈고, 15개 남았다.

남은 이랑을 보거나 생각할 때, 막막한 기분이 들지는 않는다.

쉬엄쉬엄 사부작사부작 하면 되겠구나, 편안한 마음이다.

여차하면 농활 온 대학생들 손을 빌릴 수 있어서 더 그런 건가?

들깨는, 이번 비 오기 전에 심게 되면 심고 아님 말고...

 

 

잡곡밭 5번에는 6월 15일에 직파한 서리태가 잘 자라고 있다.

한 줄로 늘어선 쬐그만 콩잎을 보고 있으면, 초록색 나비들이 날고 있는 것 같다.

콩밭에는 콩나비, 팥밭에는 팥나비..

 

콩 다 심고, 비 한 차례 지나가면, 그 때부터는 김맬 일이, 일이로구나...

할 수 있는 만큼만 하면 되지, 생각한다.

너무 무리하지 말고 내가 즐거운 만큼 할 생각이다.

아마도 가끔은 많이 할 거고 가끔은 조금 할 거다.

그리고 거둬들이는 것은 그것대로 받아들여야지.

대차대조표는 겨울에나 작성하자.

내년에 어떻게 할 지는 그 때 가서 정해도 늦지 않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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