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큰 잡곡밭 3번에는 비닐을 씌웠다.
김 언제 다 맬려고 비닐도 안 씌우고 풀약도 안 주느냐는 지청구를 여러 번 들었더랬다.
알라(풀약) 한 봉에 10400원인가 하는데, 그거 두 봉이면 쎄빠지게 고생할 필요 없다는 이야기는 나도 직접 들었다.
딱히 그래서만은 아니고....
비닐을 안 씌운 1, 2, 4, 5, 6번을 둘이서 관리하기 벅찰 지경이라는 걸 우리도 알고 있어서
3번에는 비닐을 씌우기로 결정한 거다.
요즘은 서리태를 심는다.
열흘 전쯤 포트에 넣은 콩인데, 105구 짜리라 비좁아서 그런지 애들이 서로 부대끼면서 조금 웃자랐다.
아침에 5시 반~6시쯤 일어나 마당일, 텃밭일 하는 사이에 포트 1~2개 심고,
점심 먹고 좀 쉬다가 오후에 나가서 마당일, 텃밭일 하다가 또 포트 1~2개 심는다.
일은, 같이 하기도 하고 혼자 하기도 하고 그런다.
27개 이랑 중 12개를 끝냈고, 15개 남았다.
남은 이랑을 보거나 생각할 때, 막막한 기분이 들지는 않는다.
쉬엄쉬엄 사부작사부작 하면 되겠구나, 편안한 마음이다.
여차하면 농활 온 대학생들 손을 빌릴 수 있어서 더 그런 건가?
들깨는, 이번 비 오기 전에 심게 되면 심고 아님 말고...
잡곡밭 5번에는 6월 15일에 직파한 서리태가 잘 자라고 있다.
한 줄로 늘어선 쬐그만 콩잎을 보고 있으면, 초록색 나비들이 날고 있는 것 같다.
콩밭에는 콩나비, 팥밭에는 팥나비..
콩 다 심고, 비 한 차례 지나가면, 그 때부터는 김맬 일이, 일이로구나...
할 수 있는 만큼만 하면 되지, 생각한다.
너무 무리하지 말고 내가 즐거운 만큼 할 생각이다.
아마도 가끔은 많이 할 거고 가끔은 조금 할 거다.
그리고 거둬들이는 것은 그것대로 받아들여야지.
대차대조표는 겨울에나 작성하자.
내년에 어떻게 할 지는 그 때 가서 정해도 늦지 않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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