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일어나서 어제 잡은 상합을 아침배로 보냈다. 선창에 나온 동네 아저씨들과 이런저런 애기를 나눴다. 동네의 동정을 듣는 시간이기도 하고 농사나 조개캐기에 대해서 정보를 얻기도 한다. 나는 이 시간이 좋다. 그리고 이 시간이 무슨 큰일을 치르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동네분들과의 대화야 말로 시골살이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선창에 나가는 길에 KS할머니랑 잠깐 얘기했고 돌아오는 길에 다시 KS할머니를 만났다. 새벽부터 호박 따시더니 바로 교회청소하러 가신다고 했다. 할머니들은 대체로 부지런하고 바지런하시다.
아내 손님들이 촬영 장소 헌팅차 방문했다. 동네를 잠깐 구경하고 집에서 커피를 마셨다. 그리고 나는 다시 조개 잡으러 갔다. 어제는 걸어나갔다 걸어 들어오느라 무척 힘들었다. 오늘은 YS형이랑 함께 나갔다. - 형, 항상 감사합니다. - 힘만 빼고 많이 못잡았는데, 출장소에서 오늘 잡은 걸 다 사줬다. - 감사합니다. - 일당 벌이를 했다.
집에 와서 대충 씻고는 작목반 형, 아저씨들이 모여있는 P형네 건조장 앞으로 갔다. 내가 조개 캐는 동안 형들은 콤바인을 정비하고 곡물 건조기를 손보셨다. 수확이 머지 않았다. 아내 손님들이 선물한 마카롱을 하나씩 나눠 먹었다. 형들이랑 이런저런 얘기를 나눴다. 나는 이 대화의 시간이 좋다. - 일은 싫고 대화는 좋다? -
오늘 내가 좋아하는 시간을 두 번이나 가졌다. 조개도 팔았다. 꽤 괜찮았던 하루다.
그리고 드디어 새 핸드폰이 왔다. 잠깐 만져보니 아이폰만 못하다. 6개월만 쓰자.
잘 시간이다.
'다정한 일기 > 우' 카테고리의 다른 글
222 - 9월 30일 (0) | 2013.10.01 |
---|---|
219 - 9월 27일 (0) | 2013.09.27 |
213 - 부상, 친구들 (0) | 2013.09.21 |
205 - 상합 꿈나무 2 (0) | 2013.09.13 |
204 - 근성 (0) | 2013.09.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