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종일 비가 온다.
비가 내리면 주변의 식물들은 어제와 확연히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우선 화단에 가 보니 일일초와 페퍼민트가 눈에 띄게 자랐다.
아무렇게나 심어 둔 강낭콩도 선명한 연둣빛을 내고 있다.
텃밭을 둘러 보니 고랑에 물이 고여 있어 걱정이 되는 한편,
해갈하고 있는 작물들이 기분 좋아 보여 나도 흐뭇해진다.
토마토가 쓰러져 있어 일단 돌로 받쳐 놓고 있으려니
강낭콩 싹 올라온 것이 보인다.
참 강하기도 하지.
그제 심어 둔 고구마순도 이 비 흠뻑 맞고 잘 살았으면 좋겠다.
심을 때부터 살짝 시들어 있는 고구마순을 걱정스럽게 보고 있으려니,
일 도와주시던 동네 할머니가 "다 산다, 걱정 마" 하셨다.
때 되면 다 올라온다, 걱정 마라.
다 산다, 걱정 마라.
걱정 말아야지....
내일 또 걱정거리들이 생겨나겠지만,
내일 또 걱정 말고,
또 걱정하겠지만,
또 걱정 말고..
그래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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