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그제 재밌는 이야기를 들었다.

몇몇 할머니들 사이에서 우리가 '부부 범죄자'가 아니냐는 소문이 돌고 있다는 거다.

근거는 세 가지다.

 

1. 차가 없다.

2. 아이가 없다.

3. 부모가 방문하지 않는다.

 

너무 웃겨서 깔깔 웃었다.

차 없는 거랑 범죄자랑 무슨 관계가 있는 걸까?

차가 없어서 불편한 게 참말로 많지만, 차없이 버틸 때까지는 버텨볼 참인데.

아이와 부모님은 때 되면 오시겠지, 뭐. ㅎ

 

주변 이웃들이 짝꿍을 만나면, 내가 섬 생활을 심심해 하지 않는지 묻는 모양이다.

우울증 걸리지 않게 잘 해주라는 조언도 들었다고 한다.

섬까지 살러 따라오는 아내가 어디 있냐고, 신기해 한다고도 들었다.

 

일단, 나는 그냥 짝꿍을 쫄래쫄래 따라온 게 아니다.

어디까지나 같이 결정해서 움직인 것일 뿐.

그리고 나는 안 심심하다.

공부할 것도 많고, 처음 하는 일들이 모두 재미있다.

게다가 인터넷도 되는데 무슨 걱정이람.

회관에서 밥 준비 돕고 상차림 하고 밥먹고 설겆이 하고,

오후에 날 좋으면 나가서 일하고 아님 집안일 하고,

저녁에 책 읽고 웹서핑 하면서 공부하고 이런저런 계획세우고

밀린 예능이나 드라마 한두 가지 보고 나면 하루가 그렇게 짧을 수가 없는데 말이다.

 

물론, 이사온 지 한 달도 안 된데다 여긴 아직 농번기라 자만할 일은 아니지만..

주문도도 가 봐야 하고, 아차도도 가 봐야 하고, 나들길도 걸어보고, 동네산도 올라봐야 하니...

적어도 올 한 해는 지루할 일 없지 않을까.

 

아무튼 걱정해 주는 마음들은 고맙고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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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니니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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