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관에서 윷놀이를 했다. 어제 총회를 했으니 단합대회도 한 번 하자는 취지다. 참가자 리스트를 작성해보니 볼음 2리 주민은 23명이다. 나는 참 작은 동네에 살고 있구나. 새삼스럽다. 토너먼트를 진행하는데 있어 딱 맞아 떨어지는 수가 아니었다. 중간중간 적당히 부전승을 끼워 넣으면 될 것인데, 그걸 정하는데 삼십분 걸렸다. 나는 참 작은 동네에 살고 있구나. 동네 어른들은 이렇게, 몇 십년을 보이지 않는 무언가를 쌓아오며 살아오셨구나. 아내 말대로 고개를 끄덕여본다.

ks할머니네 뽁뽁이 붙이러 갔더랬다. 심야전기 보일러가 고장났다고 하셨다. 이런때 단순 오작동인 경우를 많이 봤더랬다. 그래서 강화 본도에 있는 보일러 아저씨한테 전화해서 상황을 설명하고 몇 가지 조치를 취했는다. 오늘밤에 지켜봐야 확실히 고장인지 알 수 있다. 할머니는 얼마나 애가 타실까? 할머니가 혼자 살기에 힘든 동네다. 뭐 당장 나만해도 오토바이 뒷바퀴 때문에 뭍에 한 번 나갔다 와야한다. 어디 그것 뿐이겠는가? 안에서 해결할 수 없는 일들은 이곳 하늘의 별만큼 - 우리동네에선 가끔 은하수도 보인다. - 많다.

동네 이벤트가 끝났으니 이제 일해야겠다. 올해 안에 볏짚 수거를 마치고 망고 캣타워 만들어야지.


엄마는 아침에 전화해서 춥게 지내지 말라고 한 걱정을 했다. 장모님은 이런저런 것들을 택배로 보내셨다. 역시 믿을 건 가족 뿐인가. 잠깐 생각했다. 어디 믿을 것이 가족 뿐이겠는가. 누가 됐건 뭐가 됐건 내가 믿으면 그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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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마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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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마을총회, 오늘은 윷놀이.
일도 많이 했고, 맛난 것도 많이 먹었고, 잘 놀았다.


이러쿵 저러쿵 드는 생각이야 많지만,
가치판단을 떠나 일단은 고개를 끄덕여 본다.
모두들 이렇게 마을에서 살아오셨구나......
이렇게 이 마을이 유지되어 왔구나...
마을이 자라나는 동안 결정되고 행해진 어떤 것들이 가지는 관성의 힘이란 무척 강한 것이구나...

평균 세 번의 모를 던지며 여자부 1등 자리에 오른 고 할머니가 남자부 1등 강 할아버지의 기세를 꺾고 역전승 했다.

에헤라 디야~~
순위와 관계없이 모두에게 주어진 상품은, 식기 세트와 양말 두 켤레.
할머니 두 분이 당신 몫의 양말을 건네주셔서 우리 양말은 다섯 켤레가 됐다.

 

 


겨우내 매일 같이 회관에서 점심 해 먹는 일이, 이 분들께는 일상인데.. 나에게도 일상이 되어 가고 있다. 처음에는 많이 부담스러웠지만, 적응하고 나니 할 만한 일이 되었달까. 일의 분담이 잘 되어서 그런 것 같기도.. 칠십 대 할머니들이 아침 일찍 밑준비를 해 두시면, 그 아래 세대들이 지지고 볶고 끓이고 해서 차려 내고 치운다. 혼자 사는 팔십 대 할머니들이 아무 걱정 없이 편하게 식사하실 수 있으니, 그 점이 참 좋다.

내일도.. 젖과 꿀과 기름기가 줄줄 흐르는..
게다가 따뜻하기까지 한 마을회관으로 출근. ㅋ

 

Posted by 니니따
,
마을 총회를 했다. 노인회, 부녀회가 올해의 수입과 지출을 알려주고 몇몇 사람이 이장에게 불만 사항을 얘기하니 총회가 끝났다. 매년 총회마다 오늘 같았겠구나 내년에도 같겠구나 생각하니 (나도 사람들도 동네도 싫어졌다.) 답답해졌다.

뭐, 됐고

그래서, 그래 나만 잘 살면 되는거야. 생각했다.

그랬는데 저녁에 y이장님이 집에 오셔서 나랑 관계없는 동네 상조회원들 연락처를 만들었고 단체 문자도 보냈다. - 무료문자 다 썼다.

그래, 그래도 내가 할 수 있는 건 열심히 하면서 같이 살아보자. 생각했다.

휴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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