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관에서 윷놀이를 했다. 어제 총회를 했으니 단합대회도 한 번 하자는 취지다. 참가자 리스트를 작성해보니 볼음 2리 주민은 23명이다. 나는 참 작은 동네에 살고 있구나. 새삼스럽다. 토너먼트를 진행하는데 있어 딱 맞아 떨어지는 수가 아니었다. 중간중간 적당히 부전승을 끼워 넣으면 될 것인데, 그걸 정하는데 삼십분 걸렸다. 나는 참 작은 동네에 살고 있구나. 동네 어른들은 이렇게, 몇 십년을 보이지 않는 무언가를 쌓아오며 살아오셨구나. 아내 말대로 고개를 끄덕여본다.

ks할머니네 뽁뽁이 붙이러 갔더랬다. 심야전기 보일러가 고장났다고 하셨다. 이런때 단순 오작동인 경우를 많이 봤더랬다. 그래서 강화 본도에 있는 보일러 아저씨한테 전화해서 상황을 설명하고 몇 가지 조치를 취했는다. 오늘밤에 지켜봐야 확실히 고장인지 알 수 있다. 할머니는 얼마나 애가 타실까? 할머니가 혼자 살기에 힘든 동네다. 뭐 당장 나만해도 오토바이 뒷바퀴 때문에 뭍에 한 번 나갔다 와야한다. 어디 그것 뿐이겠는가? 안에서 해결할 수 없는 일들은 이곳 하늘의 별만큼 - 우리동네에선 가끔 은하수도 보인다. - 많다.

동네 이벤트가 끝났으니 이제 일해야겠다. 올해 안에 볏짚 수거를 마치고 망고 캣타워 만들어야지.


엄마는 아침에 전화해서 춥게 지내지 말라고 한 걱정을 했다. 장모님은 이런저런 것들을 택배로 보내셨다. 역시 믿을 건 가족 뿐인가. 잠깐 생각했다. 어디 믿을 것이 가족 뿐이겠는가. 누가 됐건 뭐가 됐건 내가 믿으면 그만이다.

'다정한 일기 > ' 카테고리의 다른 글

314 - 영지버섯  (0) 2014.01.01
305 - 달력  (0) 2013.12.23
301- 마을총회  (0) 2013.12.19
297 - 슬럼프?  (0) 2013.12.15
293 - 도지  (0) 2013.12.11
Posted by 마그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