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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3.10.16 237 - 고구마 이바구 1
  2. 2013.10.16 237 - 고구마 정리 중, 메주콩 수확

고구마 농사는 결과적으로 잘 안 됐다.

고구마순은 비싸고, 수확량은 적었으니까.

 

굼벵이 피해가 많았다. 동네에서 굼벵이 약을 치지 않은 건 우리 뿐인데, 굼벵이 약 친 집에서도 피해가 많았다 하니...

고구마를 처음 캐 봤는데, 부러지는 것도 많고 손이 살짝 스치기만 해도 껍질이 벗겨지니 정말 조심스러웠다.

 

고구마 선별은 정말 어려웠다. 난 포기하고 포장 작업만 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흠집 없고 이쁜 걸 받아야 기분이 좋을 텐데, 고구마는 애초에 그게 어려운 작물이더라.

물론 너무 모양에만 신경 쓰면 안 된다는 생각이다. 

크고 고르고 선명한 것들만 찾으면, 생산자들은 온갖 약을 다 써야 한다. 내성이 생길 정도로.

어느 정도는 농부의 마음을 소비자도 나눠 가져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어디까지나 '어느 정도'다.

 

준비한 상자가 너무 약했다. 안 그래도 걱정스러워서 좋은 고구마 상자의 재질을 알고 싶었지만, 마음처럼 되지 않았다.

다 구겨진 상자가 배송됐을까봐 속이 무척 상한다.

원래는 강화로 나가려고 했지만... 바람이 불어 배가 안 뜨는 바람에 농활대가 반나절 밖에 일을 못 했고, 일이 늦어져서 주문도 우체국으로 보낼 수밖에 없었는데, 배에서는 고구마 상자를 부려 놓는 상황을 못마땅해 했고.. 상자더미가 불안해 보여 이리저리 옮기려는데 어디선가 "쓰러지면 어쩔 수 없지 뭐"라는 소리가 들려왔다.

집에서 포장하는 동안에는 바닥 쓸릴까봐 함부로 밀지도 않고 애지중지 다뤘건만, 내 손을 떠나자마자 망가질 운명이었던 거다.

 

남은 고구마들이다. 저녁에 추려 보니, 내다팔 수 있는 것도 다소 섞여 있지만, 대부분은 비상품이다.

저렇게 많은 고구마가 말이다.

어려운 일이다..

 

 고구마 순 치고 비닐 걷고서.

 

 

고구마 다 줍고서.

 

밭이 다 비었다. 비닐 조각 치우러 한 번쯤 들르겠지만, 내년 봄까지는 안녕이다.

고구마 농사를 짓지 않는다면, 영영 안녕일 수도 있다.

 

고구마 키우느라 애썼어요.

고마웠어요.

하지만 굼벵이는 좀 많이 미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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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니니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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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부터 바빴다. 메주콩 수확하다가 고구마 포장하고, p형네 고구마 수확하는 것 돕다가 집에 돌아와서 메주콩 수확 마무리하고 남아있는 고구마들 주워 담았다.

메주콩은 키는 많이 크지 않았지만 잘 달렸다. 내년엔 습한 밭 위쪽이랑 그늘진 밭 끝자리에는 콩 말고 다른 작물을 심어야겠다.

고구마는 남아있는 것들 중에 팔 수 있는 것들이 내 생각보다 많이 나왔다. 가족들 선물에는 판매불가 고구마를 넣어야겠군. p형네 고구마 캐는데, 농사가 잘되서 양이 많았다. 부러웠다. 근데 굼벵이 약을 쳐도 굼벵이가 고구마를 먹는다. 내 느낌에 p형네 고구마둘 중에 굼벵이 먹은 고구마 비율이 우리랑 비슷하다. 동네에서 고구마 농사 재일 잘 짓는 jh아저씨는 굼벵이들이 약에 내성이 생긴것 같다고 했다. 굼벵이 반 사람 반 먹는다 생각하면 마음이 편하다. 그런데 굼벵이가 다 먹으면?

샛멀 아주머니 한 분께 내년에는 고구마 안 심고 조개 잡는 것이 나은 것 같다고 했더니 고구마는 심어 놓고 김만 매면 되니 고구마 심고 조개 잡으라고 하셨다. - 알겠습니다. -

고구마 배송을 마쳤다는 우체국 문자를 60개 정도 받았다. 고구마 잘 먹겠다는 문자도 받았다. 내년에는 정말 잘해보자.



콩은 예쁘고

일하다보니 해가 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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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마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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