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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3.11.30 282 - 들기름
  2. 2013.11.28 280 - 두부 4
  3. 2013.11.27 279 - 엉엉
  4. 2013.11.26 278 - 메주콩
  5. 2013.11.23 275 - 서리태 갈무리
  6. 2013.11.23 275 - 이쁜 밥 1
  7. 2013.11.22 274 - 서리태 2
  8. 2013.11.21 273 - 서리태
  9. 2013.11.17 269 - 기타 레슨
  10. 2013.11.14 266 - 팥구왕 이망고 1

 내일이 아버지 생일이라 서울에 왔다. 서울 온 김에 대학로에 계신 장모님께 들러서 콩이랑 들기름을 전해드리려고 했다. 강화 터미널에 있는 기름집이 기름 잘 짜준다고 해서 터미널 기름집에 갔다. 오전 9시 40분에 이미 8명 정도가 깻자루를 앞에 두고 자기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런

 일단 서울로 왔다. 장모님께 서리태만 전달하고 신월동 집에 와서 시장에 있는 기름집에 갔다. 들깨를 제대로 못 골랐다고 말하는 아저씨가 불친절하게 느껴졌고, 가공비도 강화도는 10,000원인데, 서울은 18,000원이다. 기분이 별로였지만 할 수 없이 처음 들어간 그 집에 들깨를 맡겼다.

 6kg의 들깨가 기름병으로 6병 플러스 5분의 1병으로 변했다. 깻묵도 챙겼다. 아저씨가 기름을 담아주는 동안 이런저런 얘기를 나눴다. 친절한 아저씨였다. 병 값도 받지 않았고 기름병도 신문지로 단단하게 싸줬다. -  내가 알기론 보통 병 값을 따로 받는다. - 들기름 냄새에 기분이 좋아졌다.

 장모님, 우리집, 영일이네, 식당 이모네 한 병씩 드리고 우리 두 병 먹으면 내 생각대로 딱 떨어진다. 자연농으로 들깨 키우는 동영상도 봤으니까 내년에는 깨농사를 정말 잘 지어서 여기저기 많이 드리고 팔 수도 있도록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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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0 - 두부

다정한 일기/리 2013. 11. 28. 22:06

어젠 할머니들이 콩을 골라 주셨다.

아침 9시부터 오후 3시까지.

넷이 했다가, 셋이 했다가, 여섯이 했다가, 넷이 했다가....

상품용 콩을 고르고 - 벌레 먹은 거, 찌글찌글한 거, 상한 거 빼놓기,

자투리를 두부용으로 고르고..

 

 

까락이 제대로 날아가지 않은 콩을 거칠게 체로 쳐서 할머니들 앞에 쌓아 두었을 때..

대체적인 평은 농사가 잘 안 됐다....였다.

콩이 맺힐 때 날씨가 좋지 않았다는 것, 비탈밭이라는 것, 약을 안 쳤다는 것, 등등

할머니들이 나열한 이유는 참 많았다.

꽃필 때, 수정할 때 약을 치라는 조언도 있었다.

힘들게 농사 지어서 벌레한테 다 준 거 아니냐며..

 

콩을 다 골라내고 난 뒤,

할머니들은 무척 흡족해 하셨다.

잘 골랐다, 고르고 나니 콩이 참 이쁘다, 잘 됐다..

오랜만에 소일거리가 즐거운 것도 같았고,

처음 농사 짓는 젊은 아이들 일을 다같이 도와 끝냈다는 점도 기쁜 듯 싶었다.

 

콩 고르는 일은, 할머니들께 기쁨을 주는 일이었다.

팔십대 할머니들은 걷는 것은 시원찮아도 앉아서 하는 일엔 선수라는 걸 증명하셨고,

눈이 잘 안 뵈고 귀가 잘 안 들리는 할머니도 미처 못 깐 콩깍지 까는 일로 훌륭하게 역할을 하셨다.

칠십대 할머니들이야 말해 무엇하리.

그 모습을 보는 일은 참 기분 좋았지만, 할머니들 앓아 누울까 걱정도 되고...

옛날 사고방식의 말씀들은 한편으로 듣기 힘들었다.

 

아무튼 오늘 봉지에 담아보니 2킬로 짜리가 열여덟 개 나왔다. (서말 좀 넘는다고...)

동네에서 팔아주시기로 해서 정말이지 다행이다.

새삼 때문에 뽑아낸 것도 제대로 됐다면... 우왕...

 

 

아까운 자투리 콩이 고무대야 한가득 나오자, 할머니들은 두부를 만들자고 하셨고..

일사천리로 일이 진행됐다.

콩을 물에 불려 놓고, 바닷물 떠 놓고..

점심 먹고 치운 다음, 가마솥에 물을 끓여 두부를 만들기 시작했다.

 

하룻밤 불려둔 콩을 씻은 다음 믹서에 갈기. (껍질을 같이 갈아도 되는데 할머니들은 손으로 주물러 씻어냈다.)

 

 

기다란 주머니에 몇 바가지 담아 넣고 주물러 물만 빼내기.

 

 

따뜻한 물에다 주머니를 넣어 빨아 콩물을 더 얻어내기.

 

 

여러 차례 반복하고 나면, 이렇게 콩비지가 남는다.

비지에다 물 넣고 끓인 다음 김치 썰어넣고 돼지고기 넣어 끓이면 비지찌개가 된다.

 

 

콩물만 솥에 넣고 끓이기.

콩물 두어 바가지는 남겨두기.

 

 

기포가 올라오고 바르르 떨면서 물이 넘치려고 하면, 남겨둔 콩물을 넣기.

조금 더 끓이다가 바닷물을 천천히 둘러 넣기.

조금 더 끓이다가 바닷물을 한차례 더 넣고 뚜껑 닫기. 약불로 뭉근하게 끓이기.

(콩물은 조심조심 끓다가 한 번에 끓어넘치기 때문에 잘 지켜봐야 한단다.

바닷물을 너무 빨리 넣어도 안 되고, 적당한 속도로 넣어야 두부가 잘 만들어 진단다.)

콩물에 얇은 막이 생기면 두부가 거의 다 됐다는 신호다.

건져서 먹어보면 두부 맛이 난다!

 

 

두부는 두부대로 뭉치고, 콩물은 맑아졌을 때... 순두부로 먹으려면 떠서 먹기.

면보에 걸러서 무거운 걸로 누르기.

 

 

 

면보를 펼치면, 두부가!!!!!!!!!!!!!!!!!!!!!

 

 

 

김장 김치랑 양념장이나 젓국장이랑 같이 먹으면 꿀맛~

 

 

어제는 여러가지로 마음이 힘들었는데,

오늘은 아주 갠춘하다.

이틀 내내 회관에서 살았으니까,

내일은 좀 살살하자!! 오늘 설거지 세 번 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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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9 - 엉엉

다정한 일기/우 2013. 11. 27. 21:07
서리태 골랐다. 동네 할머니들이 도와주셨다. -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 이제 안심이다. 할머니들은 우리 콩이 잘 됐다는 말로 나를 북돋아 주셨다. - 감사합니다. - 아내는 중간에 전화해서 왜 집에 있는 콩 다 갖다놨냐고 하면서 나를 혼냈다. - 나한테 그러지 말아요 -

점심 먹고 할머니들이랑 콩 고르다가 내년도 비료 신청하고 출장소에서 한 잔 했다. 기세를 이어서 m아저씨네서 열띤 대화를 나눴다.

울고 싶어졌다.

마침 완이형이 소방대 근무 나오라고 했다. 완이형만 있으면 붙잡고 엉엉 울랬는데 사람들이 많다.

소방대 사무실에 앉았는데, 민재형한테 쌀 구입 연락이 왔다. - 형! 도맙습니다. -

그래도 울고 싶다.

내가 지금 뭐 하고 있는걸까?
지후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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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느즈막히 일어나서 지후랑 메주콩 골랐다. 정확히는 돌과 메주콩을 분리하는 일을 했다. 상 위에 접시를 올려 놓고 접시가 기울어지게 한 쪽 끝에 책을 받친 다음 조금씩 조금씩 골라냈다. 콩을 고르는 사이에 완이형, 김성진 소장, 우체부가 다녀갔다. 덕분에 지루한 줄 모르고 일을 마쳤다.

 김성진 소장이 해준 함민복 시인 얘기는 참 재미있었다. 누군가의 말마따나 전업 시인이란 거지다. 백미러 값 삼만원 물어내는 것이 억울하고 아까워서 친구에게 전화해서 울었다는 얘기는 김수영 시인이 술 취해서 종로 바닥에서 애인 이름을 부르며 - 부인도 있는 양반이 - 울부짖었다는 얘기에 필적한다.

 올해 우리 동네 메주콩은 대체로 알이 작다고 한다. 우리것도 그렇다. 콩이 수정할 시기에 계속 비가 많이 온 탓인듯 하다. 내년엔 대원 말고 다른 종자를 심을까? 올해 얻은 보급종 종자 5kg이 그래도 남았으니 그건 무리겠지. 

 판매할 메주콩은 총 22.5킬로다. 동네 누나한테 넘기기로 했다. 약간 협의가 필요하겠지만 14만원은 받고 싶다.

 이제 서리태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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엊그제 찍은 사진이다.

콩꼬투리 산이 몇 개 있었는데, 다 갈무리하고 저만큼 남았었다.

일우는 콩꼬투리를 바람에 날려 콩만 남기는 일을 무한반복하고,

나는 흙이나 잎, 콩꼬투리 부스러기를 체쳐서 콩만 남기는 다음 일을 무한반복했다.

 

커다란 고무 대야에는 그날 작업한 콩이 들어 있고,

파란 소쿠리에는 깨지거나 벌레먹거나 많이 쪼글쪼글한 콩이,

초록 소쿠리에는 내다 팔 콩이 들어 있다.

 

까만 콩이 참 이쁘다.

내년에는 더 다양한 콩을 심어야지.

어쩌면 콩 박사가 될지도 몰라. 데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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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농사 지은 것들을 죄다 섞어서 밥을 했다.

현미, 백미, 팥, 수수, 서리태.

씻어 놓고 보니 참 이쁘다.

밥 사진은 별로 안 이뻐서 패스. ㅋㅋ

 

생활을 위해서는 돈이 될 작물도 하긴 해야겠지만,

앞으로도 식량 작물이 중심이 될 거다.

쌀과 잡곡.

잡곡은 가급적이면 토종 종자를 구해 심으면 좋겠다.

올해 흙살림에서 구한 토종 오가피콩 종자를 조금 심었는데,

거기서 난 콩은 모두 내년 종자로 쓸 거다. 그렇게 조금씩 조금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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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도 서리태 털고 골랐다.

 분주하게 콩 꼬투리 날리고 까고 날리고 까고를 반복했다. 해도해도 끝도 없다. 끝도 없다고 하는 걸 잘못 이해하면 콩이 몇 가마는 되는 줄 생각할 수도 있지만 판매할 수 있는 서리태는 40kg 정도 될 것 같다. 뭐 이것도 골라봐야 안다. 

 일요일 오후에 비가 온다고 하니 그때까지 콩 꼬투리는 다 까야 한다. 바람에 날려서 깨끗하게 골라내고 상품과 우리 먹을 것을 고르는 것은 그 다음이다.

 메주콩에 섞인 돌들 골라내고 서리태를 다 골라야 겨울 맞이 준비가 끝난다.

 아내는 오늘 휴가를 썼다. 나도 휴가 쓰고 싶다.

 

 내일은 c이장님네 하우스 짓는 거 돕기로 했다. 잘 봐뒀다가 내년 3월에 집 뒤에 10평짜리 작은 하우스를 지어야지. 그래서 그 하우스에 여러가지 모종도 하고 후추도 키워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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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에는 서리태 털고 있다. 털어도 털어도 아직 남았다. 오늘은 키질 연습을 했다. 키질 마스터가 되는 것은 몇 년 후로 미루고 바람에 날려서 꼬투리랑 알맹이를 분리하는 게 빠르겠단 결론을 냈다.

동네 사투리로 알맹이는 알쾡이라고 한다. 할머니들이 처음 농사 짓는데, 콩도 들깨도 팥도 수확한 우리더러 대단(대견)하다고 했다. - 감사합니다. - 오늘은 시영네 아주머니가 키질 시범을 보여주셨다. wow crazy!는 이런 때 쓰라고 있는 말임이 틀림없다.

우리는 내일도 모레도 콩을 털고 고른다. 아마 다음주에도 콩 고르고 있을 것 같다. 콩 고르면서 "내 콩들"하고 말하면 기분이 좋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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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준이랑 성빈이 기타 레슨 시작했다. 둘 다 중 2다. 나보다 20살 어리다. 왠지 세월이 야속하다.

여자한테 잘 보이고 싶다는 목표만 확실하면 기타 실력은 금방 좋아진다.고 알려줬다.

s형 기타 레슨도 해드려야 하는데, 엊그제 소방대 근무 나갔다가 만취한 상태로 잠드는 바람에 기회를 놓쳤다. 형, 다음 근무때는 꼭 레슨해요.

남들한테 뭘 가르쳐 줄 수 있다는 건 참 좋은일이다. 애들이 잘 따라와서 금방 나를 능가했으면 좋겠다.

그나저나 나도 레슨 받아야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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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고는 팥알 가지고 축구를 한다. 그러다 냉장고 밑에 팥알이 굴러 들어가면, 그걸 꺼내겠노라고 안간힘을 쓴다.

시골 고양이 망고는 콩알이나 팥알이 장난감이다.

(냉장고 상태가 많이 창피한데... ㅠ 치약으로 닦아보라는 조언을 들었다. ㅎ)

 

 

망고는 제가 고양인지 사람인지 헷갈릴 거다.

이불 덮고 잘도 잔다.

 

 

 아무튼 망고는 참 이쁘다.

같이 있으면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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