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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2013.08.31 192 - 이웃
  9. 2013.08.31 192 - 부엌의 망고
  10. 2013.08.31 192 - 8월 말 1

204 - 근성

다정한 일기/우 2013. 9. 12. 20:15

 어제 상합을 못캤다. 비가 왔기 때문이기도 하고 오랜만에 게임을 하느라 정신줄 놨기 때문이기도 하다. 게임은 겨울에 하자!

 엊그제 잡아 둔 상합이 12kg 있기 때문에 30kg을 채워서 도매상에 보내야겠다고 생각했다. 오늘 20kg을 잡아야 한다는 계산이 나왔다. 근성으로 다섯 시간 넘게 그레를 끌었다. 중량을 달아보니 22kg이다. 사소한 목표지만 목표를 달성했다. 완이형이 경운기 태워줬다. - 형, 감사합니다. 조만간 또 저희집에서 저녁 먹어요. ^^; -

 집에 오니까 지후가 팥 꼬투리를 거의 다 까놨다. 근성으로 깐 것이 분명하다. 나는 게임 때문에 지후는 게임하는 나 때문에 기분이 다운됐었는데, 근성으로 일하고 나니까 기분이 좋아졌다. 아내는 팥 꼬투리 까는 일에 근성이 있어서 뭣에 쓰냐고 한다. 그지만 내 보기엔 부부가 둘 다 근성이 있어서 어딜가도 굶어 죽진 않을 것같다.

 내일은 비가 와도 조개 캐러 나가야지.

 

근성의 팥 꼬투리 까기. - 동네분들은 예전 노인네들처럼 왜 그걸 까고 있냐고 한다. - 농민신문 읽으면서 커피도 마시면서 팟캐스트도 들으면서 까고 까고 또 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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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볼음도에 살기 시작한지 200일이 지났다. 와우!

 동네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나를 부르는 대표 호칭은 '어서방'으로 정해졌다. 할머니 중에 어떤분은 어일우를 부른다는 것이 급하게 불러서 '워리'라고 하기도 한다. 이런 경우 지후는 '워리 색시'가 된다.

 상합 잡아서 50만원 버는 게 9월 목표였는데, 현재까지 495,000원 벌었다. 어제 잡아둔 것까지 팔면 목표는 달성이다. 하지만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는 법.이라기 보다는 추석전에 다른 큰일이 없기 때문에 계속 갯벌에 나가기로 했다. 와우!

 팥 수확을 80%정도 마쳤다. 팥 꼬투리 깐다고 지후가 고생이 많았다. 고생했어요. 수확물을 보고 있으면 기분이 좋아진다. 와우!

 8월말에 1차로 수수를 수확했어야 했는데, 그러질 못했다. 먼저 익은 친구들이 바람에 다 쓰러진 것을 뒤늦게 발견하고 그저께 저녁에 쓰러진 수숫대를 뒤적여서 1차 수확을 했다. 워어~~

 빵꾸난 자전거 앞바퀴를 땜빵했는데, 또 빵꾸났다. 워어~~

 친구가 보내준 그래픽 카드를 끼웠는데도 데스크탑이 계속 먹통이다. 추석때 갖고 나가야 한다. 워어~~

 올해만 물에 네 번 빠진 아이폰을 고쳐왔다. 고쳐왔는데도 신통치 않다. 워어~~

 잠깐 비가 그친것을 완전히 그친줄 알고 밤 12시 넘어서 고구마밭에 가서 호랑이 소리 틀어놓고 왔다. 그랬더니 비가 막 쏟아진다. 워어~~

 

 와우!도 많고 워어~도 많다. 중요한 건 나도 아내도 새로운 생활에 많이 익숙해졌다는 것! 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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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도 한 가운데가 내가 사는 볼음도다. 북한이랑 5.5km 떨어져있다. 꽤 가깝다. 우리집은 섬 북쪽끝에 있다. 하늘이 맑은날은 집에서 북한땅이 선명하게 보인다. 북한이랑 가까운 위치 때문에 군인들이 북쪽 갯벌로 주민들을 나가지 못하게 한다. 최근에는 북한에서 물살을 타고 교동으로 귀순한 사람도 있었다. 그래서 동네사람들은 그물도 남쪽 갯벌에 묶고 상합도 남쪽 뻘에서 캔다. 

 일년에 한 번 이틀이나 사흘동안 북쪽 갯벌을 개방하는 날이 있는데, 그날이 어제랑 오늘이었다. 갯벌은 완전 축제 분위기다. 일년동안 사람 손을 타지 않은 뻘에서 대형 상합이 쏟아져 나온다. 평소에 조개 잡으러 나오지 않는 동네분들까지 총출동이다. 육지와 조개가 잡히는 뻘 사이에 바늘 지옥을 현실에 옮겨 놓은듯한 갯고랑이 - 갯벌 중간중간에 있는 골짜기, 물이 들어올 때 갯고랑을 타고 빠르게 들어오기 때문에 사망 사고가 종종 생긴다. - 있어서 나이 많고 몸이 약한 분들은 나오지 않으신다. 이 갯고랑은 일단 발이 푹푹 빠지고 그 빠지는 바닥에 날카로운 돌과 석화가 잔뜩있다. 기본으로 20kg씩 잡은 조개를 어깨에 지고 이 갯고랑을 건너는 일이 쉽지 않다. 지금 내 발바닥은 상처투성이다.

 발바닥은 다 찢어졌어도 이틀동안 상합 46kg잡아서 다 팔았다. 초지집 주인아저씨가 알음알음 팔아주셨다. - 길수 아저씨, 감사합니다. 다음에 소라 많이 잡으면 한 번 보낼께요. ^^; - 잡는 것도 어렵지만 파는 것이 문제인데, 많이 잡힐 때는 장사치에게 팔면 kg당 천원씩 덜쳐준다고 한다. 도매시장에서 kg당 12,000원 하는 A급 조개를 4천원, 5천원에 중간 도매상에 넘겨야만 하는 것이 주민들의 현실이다. JK아저씨 말마따나 입에서 단내가 나도록 잡은 상합이다. 그래서 동네사람들도 왠만하면 관광객들에게 4kg에 30,000원에 파는 쪽을 선호한다.

 내일은 무조건 쉬고 월요일이나 화요일부터 추석 전까지 다시 조개잡이 시작이다. 에고 힘들다. 어제랑 오늘은 모처럼 힘들다는 소리가 입 밖으로 나왔다. ㅋ 

 

 

 오늘 잡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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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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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적골 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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팥 수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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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라니 습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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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부 아래는 다 상합


 처서 지나고 계속 하늘이 좋다가 어제랑 오늘 흐렸다. 그러던 중에 제비 수백마리기 섬을 찾았다. 남쪽으로 박씨 물러 떠나는 중에 잠깐 들렀던 모양이다. 어떤분은 해마다 이렇다고 하시고 다른분은 살다살다 이렇게 많은 제비는 처음 본다고 하신다. 해마다 봤다는 쪽이 맞겠거니 생각했다.

 그런 그렇고 비가 한 번 와야 한적골 논에 물을 댈텐데, 기다리는 수 밖에 없다. 물달개비에 휩싸였던 은행나무 논도 그럭저럭 도지를 낼 정도는 되는듯하고 한적골 벼는 무척 잘됐다. 오리떼가 휩쓸고 지나가지만 않으면 수확의 기쁨을 누리겠구나. 벼라는 작물은 정말 대단하다.

 그제부터 팥을 수확하기 시작했다. 교번에 의하면 심고 80일부터면 수확이 가능하다고 하니 지금이 그 시기다. 팥 심은 자리는 물이 잘 안 빠져서 팥이 크게 자라지 못했다. 고추 사이사이에 심은 팥들은 아직도 한창 자라는 걸로 볼 때, 열악한 환경 때문에 팥들이 일찍 꽃을 피웠는지도 모른다. 자손을 퍼트리는 식물들의 본능은 무지막지하다. 찢어진 울타리로 고라니가 들어왔더랬다. 포비를 풀어줬만 잡지 못했다. 이랑 두개 정도의 콩잎이 고라니님께 제물로 바쳐졌다. '다정한 농부는 고라니를 미워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세웠는데 고라니가 무척 얄밉다. 고라니에게 당한 고구미 줄기랑 콩 줄기를 보고 있으면 화가 치밀어 오른다. 방비를 더 철저히 하는 수 밖에 없을까? 내가 철통 방어하면 다른이의 밭이 그들에게 당할터이다. 이래도 문제 저래도 문제다.

 9월 목표가 상합 잡아서 오십만원 벌기다. 오늘까지 나흘동안 잡으러 다녔다. 오늘이랑 내일은 일년에 한 번 북쪽 갯벌을 개방하는 날이다. 개방 횟수가 적으니 상합이 굵고 양도 많다. 오늘은 29kg을 잡았다. 잡을 때는 힘이 들어도 재미있는데, - 아내는 일차 산업의 즐거움에 대해서 예기하기도 했다. - 파는 것이 문제다. 장사치한테 팔면 너무 싸게 쳐주고 알음알음 팔자니 여기저기 연락해야 하고 신경도 많이 쓰인다. 다음달이면 쏟아져 나올 고구마랑, 쌀도 마찬가지겠지. 휴우. ~~ 한 동네 사는 hs형이 - ys형인 줄 았았는데, hs였음. - 자기 잡는 동안은 매일 같이 가도 좋다고 하셔서 형이랑 같이 다닌다. 형이 경운기, 그레, 양파망, 손질 등 이것저것 신경 많이 써주신다. - 정말 감사합니다. -

 어제는 몸도 피곤한데, 컴퓨터 고장에 고라니 습격에 할 일도 많아서 짜증이 났었는데, 오늘은 몸은 여전히 피곤하지만 조개도 다 팔기로 했고, 다른일들이 없어서 기록을 남길 여유가 생겼다. 이래서 여유가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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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 - 불

다정한 일기/우 2013. 9. 3. 21:05

 우리집은 할머니,  할아버지 두 분이 사시던 집이다. 구옥 옆에 신옥이 붙어 있고 구옥의 다른쪽 옆에는 할아버지가 잘라놓은 나무들이 쌓여있는 창고가 있다. 우리는 신옥에 살고 구옥은 폐허다. 나무 창고에 바투 붙어서 쓰레기를 태우는 드럼통이 있다. 오후에 집 뒤에 풀 나지 말라고 깔아뒀던 널판질들을 드럼통에 넣고 태웠다. 볼일이 있어서 1리에 나가 있었는데, 아내에게 전화가 왔다. 창고에 불났으니까 빨리와! 아내 목소리가 긴박하지 않아서 물호스 연결에서 끄면 되겠거니 생각했는데, 불이 크게 나서 나무 창고가 전소됐다. 불끄랴, 불구경하랴 동네분들이 엄청 많이 보이셨다. 목사님 부부도 오셨다. 불을 가장 먼저 발견한 Y이장님이 경운기 끌고 오셔서 우물물을 퍼서 고성능 호스로 불끄는 걸 도와주신게 큰 도움이 됐다. - 감사합니다. 의용소방대 형들도 다들 오셔서 열심히 도와주셨다. 그 와중에 나는 구경오신 분들 사진을 찍고 싶었다. 그렇지만 불 다꺼질 무렵 한 장 찍은 것이 전부다. - 다들 정말 감사합니다. 가을에 추수하고 나면 동네랑 교회에 떡을 해서 돌릴 생각을 갖고 있었는데, 꼭 그렇게 해야겠다.

 

 강릉에 살 때, 아궁이에 불씨를 제대로 안 끄고 밖에 내놔서 산불 낼 뻔 한 적 있다. 강화에 이사와서 초지집에서도 아궁이 불씨를 밖에 꺼내놨다가 집 다 태워먹을 뻔 했다. 올 봄에도 산불 한 번 낼 뻔 했다. 그랬다가 오늘은 기어이 불이났다. 나는 불에 대한 경각심이 없다. 가장 좋아하는 소설 중에 하나가 '금각사'이기 때문인가? - 술 취하면 금각사 얘기를 자주 한다. - 그랬는데, 아까 불난 것을 보고 가슴이 계속 콩닥콩닥거렸다. 고성에 사는 형님네 집이 최근에 전소됐고 인명 피해도 있었다. 정말이지 불조심 해야겠다.

 

 오늘 아침에 YS형이랑 상합 잡으러 나갔더랬다. 12kg을 잡아서 바로 팔았다. 자세한 얘기는 여기. 먼저 소주 한 짝 팔았던 것은 가외 수입이라고 치고, 실질적인 첫 수입을 오늘 올렸다. 앞으로 돈이 많이 들어올라고 불이 났나보다. 하고 쿨하게 생각하자. 오늘 탄 자리는 원래도 올겨울에 허물려고 했던 자리다. 개똥쑥 씨 밭아서 개똥쑥 밭으로 만들어야겠다.  

  화마가 휩쓸고 지나간 자리, 이제 구옥만 보인다. 파란 지붕 아래가 내가 사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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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7시, YS 아저씨와 함께 상합을 캐러 갔다.

경운기를 한 곳에 세워두고 상합을 캔다.

 

 

그레를 끌다가,

 

 

톡 하고 걸리는 느낌이 있으면,

 

 

허리 숙여 호미질을 한다.

 

 

망태에 주워담고서 또 그레를 끈다.

 

 

이 과정의 무한반복으로 상합을 캔다.

 

조개를 잡을 땐, 시험적으로 몇 미터 끌어보고 조개가 나오는 곳 근처를 집중적으로 공략한다.

어디에 조개가 많이 모여 있는지 잘 찾는 것이 그 날 포획량의 관건이 된다.

오늘은 YS 아저씨가 많이 신경써 주셨다.

데리고 가 주신 것만도 감사한데, 조개가 잘 잡히는 자리가 나오면 계속 알려주셨다.

정말 고맙습니다.

 

무슨 일을 하든 안정적인 연장은 필수다.

상합을 캘 땐 몸에 잘 맞고 훌륭한 그레를 써야한다.

그런데 우리 그레는 하자가 많다. ㅠ

한두 번 끌어보고선 이 힘든 일을 어떻게 할머니들도 하시나 궁금했는데,

YS 아저씨의 그레를 끌어보고 궁금증이 풀렸다.

넓고 평평한 날이 부드럽게 갯흙 속으로 미끄러지듯.....

아저씨도 어떻게 이 그레를 끌었느냐며 우리 그레를 갖다 버리라고 하셨다. ㅋ

짝꿍은 결국 힘으로 버틴 것이었다!!!!

죽바위에서 3일 동안 20Kg 가까이 잡은 것하며 오늘 잡은 것하며..

얼마나 힘들었을까. ㅠ

 

오늘은 5시간 정도 나가 있었고, 상합 꿈나무답게 12Kg 잡았다.

막판에 아저씨 그레로 나도 5개쯤 잡았다.

어제 망둥이 낚시하러 오셨던 도반소농공동체 회원들이 좋은 값에 우리 상합을 팔아주셨다.

그 분들도 외포에서 구입하는 것보다는 훨씬 싼 가격에 갓 잡은 조개를 나누셨으니,

맛나게 기분 좋게 드셨으면 좋겠다.

고맙습니다~

 

매일 10Kg 정도라도 꾸준히 잡았으면 좋겠다.

바쁜 수확철이 오기 전에 여유 있을 때 열심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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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에는 태어난지 7개월 지난 강아지 포비랑 태어난지 7주 정도 지난 것으로 생각되는 고양이 망고가 산다. 나는 볼음도에 살기 전까지 동물이라고는 키워본 적이 없는데, 어린 동물들이랑 함께 살아보니 참으로 좋다.

포비는 목줄을 풀어주면 온 밭을 다 헤집고 다니면서 콩이며, 배추를 못 살게 만들어 놓는다. 아직 어려서 그렇다. 화를 낼 수도 없고 미치겠다. 묶어 놓으면 풀어 달라고 낑낑댄다. 가까이 다가가면 좋아서 미친듯이 달려든다. 나는 괜찮지만 아내가 감당할 수 있는 덩치는 넘어선지 오래다. 배추가 안정적으로 클 때까지 당분간 묶어두기로 했다. 포비야 미안해. 겨울엔 쭉 풀어줄게.

어미에게서 훔쳐온 것이나 다름없는 고양이 망고는 잘 먹고, 잘 놀고, 잘 싼다. 요즘은 성장 속도가 눈에 보인다. 하루하루 동작이 빨라지고 물렸을 때 아픈 정도도 점점 강해진다. 지금도 누워있는 내 발을 할퀴고 물고있다. 고양이는 아내가 꼭 키워보고 싶어했기 때문에 주워왔는데, 정말이지 위로가 되는 동물이다.

식성 좋은 포비랑 입맛 까다로운 망고를 먹여 살리려면 열심히 조개를 캐야겠다. 내일부터 본격 상합잡이 시작이다. 잘해보자. 고구마는 도반소농공동체 분들이 팔아주시겠다고 하신다. - 말씀만으로도 안심이 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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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 - 이웃

다정한 일기/우 2013. 8. 31. 23:44

새벽에 일어나서 js형한테 차를 빌렸다. 어제 회관에서 주무신 손님 네 분을 선창에 태워드렸다. 차 빌리면서 형한테 이따가 모터 좀 봐 달라고 부탁했다. 그저께부터 말 하고 싶었는데 말 한 번 꺼내기가 참 어렵다. 어제랑 그제 캔 상합을 우물에 담가뒀다고 했더니 시영네 할머니랑 기수네 할머니가 단물에 담그면 안된다고 알려주셨다. 우물에 담가 놓고도 긴가민가 했더랬는데 확실히 알았다. 할머니들은 회관 손님들 치르느라 고생이 많다면서 상합 열심히 잡아서 돈벌이 하라고 했다. - 감사합니다. - kk할머니한테 오랜만에 들렀다. 바꾼 핸드폰 번호 적어 드리고 참외 두 개 얻어먹고 선영 아범에 대한 푸념도 좀 들었다. 오늘 kk할머니 말씀의 주제는 인사치레두 내가 먼저 살고 해야 하는 거지, 내 곶간 비어 가는 것 모르고 살면 세금 내기도 빡빡하고 내 삶이 괴롭다는 것이었다. - 잘 알겠습니다. 이틀 잡은 상합을 삼등분해서 kk할머니, ks할머니, js형네 드렸다. 어젯밤에 지후랑 얘기했다. 판매는 9월부터 하기로 했으니 잡아 든 것은 동네에 나눔하자. 방금 인사치레에 대해서 말씀하셨던 kk할머니를 포함해서 다들 좋아하셨다. 기분 좋다. js형이 모터를 봐줬다. 뭐가 잘 안되서 형네 집에 있던 모터로 교체했다. 형은 논에도 두 번이나 같이 가주셨다. 논관리에 대해서 이것저것 배우고 판매에 대한 얘기도 나눴다. - 형, 항상 감사합니다. 논에 다녀와서는 기수네 할머니네 고장난 전기 스위치 손 봐드리고 냉면 얻어 먹었다. 오후에는 뒷밭에서 일했다. 완이형, p형을 집에 초대해서 함께 저녁을 먹었다. 이런저런 얘기들이 오고갔고, 이런저런 조언들을 들었다. 이웃이란 이런거겠지? 이웃에 대해서 이런저런 생각들을 많이 하고 있다. 내가 항상 옳다는 생각을 버리는것으로부터 이웃과의 좋은 관계가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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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하늘이 맑다. 북한땅이 잘 보인다. 별도 평소보다 많이 보인다. 여러가지로 안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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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흘 전만 해도 열대야니 폭염이니 했던 것 같은데, 이제 아침저녁으로 선선함을 넘어서 춥다.

여기는 딱 6~8월까지 더운 모양이다. 5월까지도 심심찮게 도타운 옷들을 꺼내 입었던 기억이 있으니.

4월까지는 겨울이었고.

 

아침에 카메라 둘러메고 이것저것 찍다가 수수밭까지 들어갔더랬다.

가장 구석자리인데다 들깨를 헤치고 들어가야 해서 잘 안 가게 되는데, 날씨도 좋고 왠지 한 번 들어가 보고 싶었다.

그리고 멋진 풍경을 보았다.

 

수수는 익어가고 있는데, 아직 논과 밭은 푸르다. 그 너머로 보이는 바다도 푸르다.

예쁜 곳이다.

 

섬. 참 좋은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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