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7/25'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3.07.25 155 - 포비
  2. 2013.07.25 155 - 논김매기 4

155 - 포비

다정한 일기/우 2013. 7. 25. 23:15

 

 이름을 부르면 '낼름' 하고 쳐다본다.

목줄을 풀어줬더니 실컷 먹고는 자빠져 눕는게 일이다. 

 

 포비는 태어난 지 5개월 조금 넘었다. 사람 나이로는 7살이다. 도사견 잡종 답게 크기도 엄청 크고 먹기도 엄청 먹는다. 진드기가 너무 많아서 내가 미친듯이 잡았다. 하루에도 몇 번씩 볼 때마다 몸을 샅샅히 살핀다. 진드기는 엄청 징그럽지만 그래도 떼준다. 엊그제는 50마리 잡았다. 어떤 진드기는 피를 많이 빨아먹어서 콩알 만하다. 우리가 너무 못해줘서 진드기가 생기는 것 같기도 하고, 주사를 못 맞춰서 그런것 같기도 하다. 여튼, 진드기가 재발한 후에 목줄을 풀어줬다. 그랬더니 이놈이 무척 신났다. 

 

 포비는 겁이 많다. 내가 목욕 대신 우물에 두 번 빠뜨렸더니 트라우마가 생겨서 내가 우물에서 물 먹고 올라오는 모습만 봐도 비칠비칠 뒷걸음 질을 친다. 진드기 잡는다고 에프킬러를 몇 번 뿌렸더니 내가 에프킬러 통 들고 '포비야'하고 부르면 나를 외면한다. 그렇지만 우리 개식구 포비는 귀엽다. 

 

 밤에 고라니 보이면 잘 쫓고 건강하게만 자라다오. 내일 나가면 진드기 약 사올게. 에프킬러 뿌린건 미안해. 현재로선 최선의 선택이었단다.

'다정한 일기 > ' 카테고리의 다른 글

160 - 참외  (0) 2013.07.30
157 - 안개  (0) 2013.07.27
153 - 답장  (0) 2013.07.23
150 - 파리  (0) 2013.07.20
147 - 해무  (0) 2013.07.18
Posted by 마그리
,

 느즈막히 일어났다. 안개가 꼈다. 일하기 좋은 날씨다. 한적골 아랫논에 가서 김을 맸다. 논두렁 가까이 있는 녀석들은 모았다가 뭉쳐서 논두렁으로 던져버리고 멀리 있는 친구들은 모아서 논에 밟고 빛을 보지 못하게 흙으로 스윽 덮는다. 부드러운 논 흙을 만질 때, 기분이 좋다. 헤헤

 

 한쪽 끝까지 가면 얘네들이 기다린다. 예쁘다. 가막사리로 알고 있었는데, 꽃 모양이 다르다. 다시 검색해 봐야겠다.

논 중간 중간에는 얘네들을 만난다. 잡초지만 꽃은 예쁘다. 사진을 찍고 나서는 뽑아서 무참히 밟았다.

 

 오늘이면 끝날거라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잡초가 많다. 많이 많다. 예쁜꽃들을 보면 끊어질 것 같던 허리가 계속 끊어질 것 같다. 결국 네 시간 반 만에 포기하고 돌아왔다. 돌아와서는 콩밭에 김맸다. 논김을 매던 밭김을 매던 허리는 아프다. 힘들어도 이번주 안에는 끝내자.

'다정한 농사 > 2013'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박 재배일지  (0) 2013.07.29
가지 재배일지  (0) 2013.07.29
151 - 논으로 밭으로, 콩 순지르기  (0) 2013.07.21
150 - 논김매기 3, 중경제초기  (0) 2013.07.20
149 - 논김매기 2  (0) 2013.07.19
Posted by 마그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