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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3.07.11 141 - 고라니, 호랑이 소리

 

 어젯밤에 개구리가 집에 들어왔다. 이러다 뱀도 들어오는거 아니야.하고 농담을 하고 넘어갔다. 거기까진 좋았는데,

 다섯시에 뒷밭에 갔더니 고라니님이 강림하셨다. 나를 보고는 도망가다가 그물을 넘지 못했다. 얼른 포비를 풀어줬다. 포비가 쫒아가니까 놈은 그물을 넘어서 달아났다. 뒷밭에는 수수, 흰콩, 검은콩, 팥, 들깨가 자라고 있는데, 고라니님께서는 검은콩만 100여대 잘라 먹었다. 맛있었겠다.

 

 그래서

 

 먼저 다운 받아뒀던 호랑이 울음소리를 밭에 틀어놓는 플레이어 재생목록 중간중간에 집어 넣었다.

 오늘부터 포비를 풀어놓고 자기로 마음먹었다. - 우리개는 짖지 않는다.

 사흘에 한 번은 3~4시 사이에 일어나서 밭에 가보기로 했다.

 

 다행으로

 

 고구마밭에 돼지는 들어오지 않았다.

 동물들이랑 같이 먹고 살아야지 어쩌겠나.라고 생각하면서도 무척 신경 쓰인다. 내 밭이 당하고 있는 것을 직접 목격한 탓이 크다. 작년에 서리태 심었다가 전혀 수확하지 못해서 올해부터는 콩 사 먹기로 했다는 동네 누나 얘기가 자꾸만 머릿속을 지나다닌다. 강원도 고성에 사는 형이 전화해서는 자기네 옥수수를 고라니들이 다 먹었다는 얘기를 무척 쿨하게 했다. 그럴수도 있다는 듯이 - 고라니가 옥수수도 먹는구나. -  나도 지나간 일은 쿨하게 잊고 앞으로 잘 하자.

 

 호랑이 울음소리 첨부한다.

 

 

호랑이.z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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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마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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