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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3.02.24 003 - 샛말 윷놀이
  2. 2013.02.24 003 - 교회
  3. 2013.02.23 002 - 윷놀이 대회
  4. 2013.02.23 002 - 어, 어, 어
  5. 2013.02.22 001 - 이사 2
  6. 2013.02.22 001 - 이사

볼음도는 지리상 세 마을로 구분할 수 있다. 선착장 가까이 당아래, 섬 가운데 샛말, 안쪽에 숨은 안말. 짝꿍과 난 안말에서도 거의 끝집에 산다. 그래서 내 이름은 안말 색시, 혹은 새댁이다. 이름이 따로 없는 필부의 삶이 시작되는가 싶어 기분이 묘하다. 아주머니, 할머니들 이름을 여쭤봐야지 싶다.


오전엔 교회에 갔다. 어른이 되고선 처음인데, 자의 반 이하 타의 반 이상이라 고민이 많다. 타의가 반 이상이라지만 결국 한발 들인 것은 내 결정이고, 내가 교회에 다니는 것이 이웃 할머니들의 마음을 편하게 한다는 점만큼은 내 마음에도 위안이 된다. 


오후엔 샛말에서 열린 윷놀이 대회에 들렀다. 어제 열린 섬 전체 윷놀이 대회의 축소판이지만 갖출 건 다 갖췄다. 어르신들이 열정적이어서 참 즐거웠다. 막걸리 반 잔에 소주 세 잔쯤 마셨다. 새빨간 전구 같은 얼굴을 하고 돌아다녔다. 적당히 취기 오른 아주머니 한 분이 연신 술을 권하며 이런저런 덕담을 하셨는데, 한 마디로 요약하자면 "괜찮아"다. 그렇게 말씀하셨다. 살다 보면 좋은 날도 있고, 눈 오는 날도 있고, 비 오는 날도 있고, 바람 부는 날도 있는 거야, 다 살아져. 얼굴에 자글자글한 주름이 말하고 있었다. 다 괜찮아.


이사온 지 3일짼데 밥을 한 끼도 안 해먹었다. 살면서 다 갚을 일이다. 

이사온 지 3일짼데 보일러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 웃풍이 심한데다 바닥이 냉골인데도, 물 나오고 전기가 나오니 그럭저럭 살아진다. 


마침 대보름이 낀 주말에 이사를 와 여기저기 끌려다니느라, 정작 가까운 안말 주민들께 인사 드리지 못 한 게 맘에 걸린다. 섭섭해 하시더란 얘길 전해들었다. 내일은 전입신고 하고, 마을회관 가서 점심 얻어먹으며 인사드려야겠다. 빈손이라 좀 그렇다. 얼른 떡해서 대접해야지. 


오늘은 귀여운 요한이와 인사했고, 교회 개 이름이 초코란 걸 알았다. P 이장님댁 개 이름은 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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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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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3 - 교회

다정한 일기/우 2013. 2. 24. 20:36

교회엘 갔다. 와 완전 적응 안돼. 교회 나간단 소리를 괜히했나 싶었다. 나는 괜찮아도 아내까지 말려들게 한것 같아 미안했다.
목사님은 세상을 살아가는 복을 바라느냐, 주님의 영광 바라느냐는 문제에 대해 한참을 얘기했다. 나는 세상을 살아가는 복을 바라기 때문에 오늘 교회에 간 것일텐데, 딱히 그런것도 아니란 생각이 들었다. 내 마음을  정확히 말하지 못하고 여기저기 이 사람 저 사람에게 휘둘린 결과다. 내 업보다. 

예배 시간엔 주님, 하나님이란 단어가 무척 많이 들린다 그리고 목사님이 뭐라 할 때마다 사람들이 아멘을 쏟아낸다. 그 아멘이 아, 네! 로 글려서 지후가 듣게 아네 라고 했더니 지후가 웃었다 기분이 좋았다. 아내가 웃으면 기분이 좋다. ^^*

봄은 아직인데 아직 보일러가 안돈다. 집안 화장실에 호스 연결이 안돼 있는데 집 바깥에 화장실이 있어서 참 다행이다. 오늘 이사 후 첫 똥을 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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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마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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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마을회관 마당서 윷놀이를 했다. 동네주민들은 남자 토너먼트, 여자 토너먼트에 참가한다. 그 많은 주민들이 1:1로 경기를 하다 보니, 아침 9시부터 점심 먹고 오후 3시까지 하게 되는 거다. 물론 경품 추첨 시간도 꽤 길다. 상품은 전기밥솥, 청소기, 믹서였고, 경품은 갈퀴, 삽, 랜턴, 세제, 화장지 등이었다. 나는 첫판에 졌는데, 결승전을 보니 1등 아주머니는 정말 잘 하시더라. 심지어 두 모로 깔끔하게 끝내기까지.

 

점심시간은 전쟁터다. 국과 밥과 반찬과 귤, 떡, 감주를 정신없이 퍼나르고, 다 먹고 난 그릇을 걷어들이고 설겆이를 하고, 설겆이 한 그릇의 물기를 닦아서 분류해서 제자리에 돌려놓는다. 곁다리로 끼어서 열심히 일했다. 열댓 명이 함께 했는데, 정말 일사분란하고 빠르고 누가 먼저랄 것 없이 일했다. 멍석과 책상 등 비품 정리는 남자들 몫인데, 이 역시 일사분란하고 빠르고 누가 먼저랄 것 없었다.


  1. 점심을 1시에 먹었는데 오곡밥 먹으러 오라셔서 4시에 저녁을 먹었다. 보름날 밥에 물말아 먹으면 비가 많이 오고(할머니들은 물말아 드시며 나는 농사 안 지니까 괜찮아 하셨다), 잠을 자면 눈썹이 희어진단다. 나무를 아홉 지게 해와야 하고 밥을 아홉 번 먹어야 한다는 얘기도 들었다. 김치는 먹으면 안 된단다. 근데 왜지?

오늘의 문장

1) 가위는 싸, 삽이 비싸지.

2) 쫓기면서 살지 말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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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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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이름은 어일운데, 어제랑 오늘이 어, 어, 어 하다가 갔다. 내일도 그럴까? 농사철이 아닌데도 하루종일 밭에서 일한것 마냥 피곤하다. 지금 엎드렸는데, 뒤돌아 누우면 바로 잠들겠다.

 척사대회는 재미있었다. 상품을 걸고 남자대회 여자대회를 했다. 일등은 무려 전기밥솥이다. 마을 규모에 비해서 대회 규모가 크다. 대회가 벌어진 회관 앞에서는 돼지고기를 구워 먹고, 점심은 마을회관에서 먹고 중간중간 술도 먹었다. 전형적인 마을 잔치랄까? 전형적인 마을잔치 좋다.

 대회가 끝나고 목사님이 기도를 마치고 사람들이 사라지고 우리도 집에 왔다.

 어제 이사와서 집에서 한끼도 안 먹었다. 이 시간들이 얼른 지나가야 안정을 찾을텐데. 시간은 시간만이 해결해 주니까. 기다린다.

 오늘들은 얘기 중에 '남의 인생이 우습게 보이면 자기 인생도 우습다는 거야'란 말을 새겨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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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마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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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삿배에 누워서 찍었다. 저 네모난 창밖으로 갈매기가 한 마리도 지나가고 두 마리도 지나갔다. 강화도에서 볼음도까지는 80분 정도 걸리는데, 버스에서처럼 늘 자다보니 그리 지루하거나 멀다는 생각이 안 든다. 앞으로는 서울에 가려면, 집에서 6시에 나와 1시간을 걸어서 선착장에 나가 7시 배를 타고 8시 반에 외포리에 도착한 다음, 강화터미널에 가서 신촌, 합정으로 가야한다. 흠, 그러니까 집에서 시작하면 4시간쯤? 가지 말아야겠다. ㅋㅋ

첫날은 첫날답게, 걸레질을 많이 했다. 한동안 사람 온기가 없었던 빈집의 보일러는 다시 작동하는 데도 시간이 많이 걸린다. 아직 방바닥은 냉골이고 공기도 차다. 내일은 손 시리지 않았으면! 전기장판은 무척 따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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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마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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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1 - 이사

다정한 일기/우 2013. 2. 22. 22:27

이사했다.


어젯밤에 잠깐 짐을 쌌고 오늘 아침에 잠깐 차에 실었다.


외포리에서 순댓국을 먹었다. 먼저는 무척 맛있었는데, 오늘은 돼지 비린내가 났다. 순댓국을 사먹는 것은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먹었다. 이런 각오를 빈번하게 한다.

이삿배를 탔다. 갈매기들이 많이 울었다. 갈매기는 끼룩끼룩 날고 끼룩끼룩 운다. 내게도 한결같은 뭔가가 있다면 좋겠다.

새주소는 강화군 서도면 볼음도리 385번길이다. 옆집과 우리집 사이에 우물이 있는데, 옆집이 빈집이라 우물은 우리꺼다. 마을분들 얘기로는 그 물이 무척 좋단다. 지금은 이끼가 많이 꼈다. 틈날 때마다 물을 퍼주고 언제 날 잡아서 대대적으로 청소도 해야겠다. 그러고나면 우물물을 먹고 살 수 있다. - 어느 아저씨는 개구리가 오줌을 많이 싸서 좋은 물이라고 했다. -

우리집은 심야전기 보일러로 난방을 하는데, 겨울동안 아무도 쓰지 않았기 때문에 물을 채워야 한다. 그런데 수도가 얼어서 보일러에 물이 안 돌았다. 아저씨들 몇 분이 농협의 젊은 직원을 강제로 설득해서 대형 석유 난로를 우리집에 틀어주셨다. 하루만 틀어 놓으면 다 녹을거라고 하셨다. 처음엔 반신반의했는데, 수도가 하나씩 녹기 시작했다. 안마당의 수도, 부엌, 화장실 샤워기, 세탁기 더운물, 세탁기 찬물 순서대로 물이 나왔다. 와 신기하다. 그런데 화장실 물은 아직 안 내려간다. 화장실은 물이 아니라 다른 문제일 수도 있으니 내일 확인해 봐야겠다.

초지리 집은 나무 보일러가 나무를 너무 많이 먹었다. - 그 집의 화목보일러는 아무도 살지 않는 옆 방과 이어져 있다. - 그리고 천정이 너무 높아서 바닥은 따뜻해도 공기는 찼다. 볼음도에 이사온 첫날 우리 부부는 작은 전기장판을 깔고 딱 붙어서 자야한다. 바닥은 따뜻한데, 공기는 차다. 강화도에 와서 너무 춥게만 산다. 따뜻하게 자고 싶다. 역시 겨울보단 여름이다. 난방비 걱정을 안한다.

점심은 교회에서 저녁은 1리 이장님 - 이사용 트럭도 빌려주셨다. 감사합니다. - 댁에서 얻어먹었다. 호의는 그저 호의로 받으며 살아야지. 왜 우리에게 잘 해줄까?를 생각하는 건 좋지 않다. 내일 아침에 교회에 간다. 이장님 내외가 오라고 하셨다. 척사대회(擲柶大會 - 숟가락을 던진다.는 뜻으로 윷놀이 대회를 뜻한다.)를 한다. 왜 우리에게 잘 해줄까?를 생각하는 건 좋지 않다. 호의는 그저 호의로 받아야지.

인터넷을 설치했다. 이런 도서지역에 인터넷이 설치되는 세상에 살고 있다. 너무 좋아.

지후에게 너무 고맙다. - 지금 추워서 잠바 입고 쪼그린 채 인터넷 하고 있다. -

농협 난로 - 빌려줘서 고맙습니다. 기름값은 갚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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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마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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