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마을회관 마당서 윷놀이를 했다. 동네주민들은 남자 토너먼트, 여자 토너먼트에 참가한다. 그 많은 주민들이 1:1로 경기를 하다 보니, 아침 9시부터 점심 먹고 오후 3시까지 하게 되는 거다. 물론 경품 추첨 시간도 꽤 길다. 상품은 전기밥솥, 청소기, 믹서였고, 경품은 갈퀴, 삽, 랜턴, 세제, 화장지 등이었다. 나는 첫판에 졌는데, 결승전을 보니 1등 아주머니는 정말 잘 하시더라. 심지어 두 모로 깔끔하게 끝내기까지.
점심시간은 전쟁터다. 국과 밥과 반찬과 귤, 떡, 감주를 정신없이 퍼나르고, 다 먹고 난 그릇을 걷어들이고 설겆이를 하고, 설겆이 한 그릇의 물기를 닦아서 분류해서 제자리에 돌려놓는다. 곁다리로 끼어서 열심히 일했다. 열댓 명이 함께 했는데, 정말 일사분란하고 빠르고 누가 먼저랄 것 없이 일했다. 멍석과 책상 등 비품 정리는 남자들 몫인데, 이 역시 일사분란하고 빠르고 누가 먼저랄 것 없었다.
- 점심을 1시에 먹었는데 오곡밥 먹으러 오라셔서 4시에 저녁을 먹었다. 보름날 밥에 물말아 먹으면 비가 많이 오고(할머니들은 물말아 드시며 나는 농사 안 지니까 괜찮아 하셨다), 잠을 자면 눈썹이 희어진단다. 나무를 아홉 지게 해와야 하고 밥을 아홉 번 먹어야 한다는 얘기도 들었다. 김치는 먹으면 안 된단다. 근데 왜지?
오늘의 문장
1) 가위는 싸, 삽이 비싸지.
2) 쫓기면서 살지 말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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