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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3.09.07 199 - NLL 대개방 1

 

 

 지도 한 가운데가 내가 사는 볼음도다. 북한이랑 5.5km 떨어져있다. 꽤 가깝다. 우리집은 섬 북쪽끝에 있다. 하늘이 맑은날은 집에서 북한땅이 선명하게 보인다. 북한이랑 가까운 위치 때문에 군인들이 북쪽 갯벌로 주민들을 나가지 못하게 한다. 최근에는 북한에서 물살을 타고 교동으로 귀순한 사람도 있었다. 그래서 동네사람들은 그물도 남쪽 갯벌에 묶고 상합도 남쪽 뻘에서 캔다. 

 일년에 한 번 이틀이나 사흘동안 북쪽 갯벌을 개방하는 날이 있는데, 그날이 어제랑 오늘이었다. 갯벌은 완전 축제 분위기다. 일년동안 사람 손을 타지 않은 뻘에서 대형 상합이 쏟아져 나온다. 평소에 조개 잡으러 나오지 않는 동네분들까지 총출동이다. 육지와 조개가 잡히는 뻘 사이에 바늘 지옥을 현실에 옮겨 놓은듯한 갯고랑이 - 갯벌 중간중간에 있는 골짜기, 물이 들어올 때 갯고랑을 타고 빠르게 들어오기 때문에 사망 사고가 종종 생긴다. - 있어서 나이 많고 몸이 약한 분들은 나오지 않으신다. 이 갯고랑은 일단 발이 푹푹 빠지고 그 빠지는 바닥에 날카로운 돌과 석화가 잔뜩있다. 기본으로 20kg씩 잡은 조개를 어깨에 지고 이 갯고랑을 건너는 일이 쉽지 않다. 지금 내 발바닥은 상처투성이다.

 발바닥은 다 찢어졌어도 이틀동안 상합 46kg잡아서 다 팔았다. 초지집 주인아저씨가 알음알음 팔아주셨다. - 길수 아저씨, 감사합니다. 다음에 소라 많이 잡으면 한 번 보낼께요. ^^; - 잡는 것도 어렵지만 파는 것이 문제인데, 많이 잡힐 때는 장사치에게 팔면 kg당 천원씩 덜쳐준다고 한다. 도매시장에서 kg당 12,000원 하는 A급 조개를 4천원, 5천원에 중간 도매상에 넘겨야만 하는 것이 주민들의 현실이다. JK아저씨 말마따나 입에서 단내가 나도록 잡은 상합이다. 그래서 동네사람들도 왠만하면 관광객들에게 4kg에 30,000원에 파는 쪽을 선호한다.

 내일은 무조건 쉬고 월요일이나 화요일부터 추석 전까지 다시 조개잡이 시작이다. 에고 힘들다. 어제랑 오늘은 모처럼 힘들다는 소리가 입 밖으로 나왔다. ㅋ 

 

 

 오늘 잡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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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마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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