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어르신들과 함께 인천으로 꽃구경 다녀왔다.
목적지에 가기 전, 어느 노인요양원에 들렀다.
누구를 보러 가는 걸까 궁금해 여쭤보니, 이웃에 살던 할머니가 계셔서 가는 거랬다.
막상 도착하니 할머니 다섯 분이 휠체어를 타고 식당으로 내려오셨다.
모두 볼음도에 사시던 할머니들이고, 그 중 한 분은 우리 동네 살던 분이었다.
안멀 할머니는, 할머니들을 보자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고,
할머니들도 그 할머니를 따라 연신 눈물을 훔치기 시작했다.
칠순의 할머니들이
팔순의 할머니와 함께 우셨다.
동네에서 늘 보는 칠순의 할머니들이, 참 많이 늙으셨다고 생각했는데,
요양원에서 팔순의 할머니를 만나니, 주름살이 훨씬 가늘고 기운없이 많았다.
옆에 앉았던 은자 할머니는, 마음이 안 좋으세요? 하니, 말없이 고개를 끄덕이셨다.
요양원 문을 나서는 길, 할머니 할아버지들은 괜히 왔나 보다고 말씀들을 하셨다.
머지 않은 당신들의 처지가, 그이들의 처지에 겹쳐 보였던 탓이다.
어딘지 무척 쓸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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