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을 부르면 '낼름' 하고 쳐다본다.
목줄을 풀어줬더니 실컷 먹고는 자빠져 눕는게 일이다.
포비는 태어난 지 5개월 조금 넘었다. 사람 나이로는 7살이다. 도사견 잡종 답게 크기도 엄청 크고 먹기도 엄청 먹는다. 진드기가 너무 많아서 내가 미친듯이 잡았다. 하루에도 몇 번씩 볼 때마다 몸을 샅샅히 살핀다. 진드기는 엄청 징그럽지만 그래도 떼준다. 엊그제는 50마리 잡았다. 어떤 진드기는 피를 많이 빨아먹어서 콩알 만하다. 우리가 너무 못해줘서 진드기가 생기는 것 같기도 하고, 주사를 못 맞춰서 그런것 같기도 하다. 여튼, 진드기가 재발한 후에 목줄을 풀어줬다. 그랬더니 이놈이 무척 신났다.
포비는 겁이 많다. 내가 목욕 대신 우물에 두 번 빠뜨렸더니 트라우마가 생겨서 내가 우물에서 물 먹고 올라오는 모습만 봐도 비칠비칠 뒷걸음 질을 친다. 진드기 잡는다고 에프킬러를 몇 번 뿌렸더니 내가 에프킬러 통 들고 '포비야'하고 부르면 나를 외면한다. 그렇지만 우리 개식구 포비는 귀엽다.
밤에 고라니 보이면 잘 쫓고 건강하게만 자라다오. 내일 나가면 진드기 약 사올게. 에프킬러 뿌린건 미안해. 현재로선 최선의 선택이었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