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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3.12.17 299 - 강정코행동에 연대했다~ 1
  2. 2013.12.17 299 - 여성귀농학교 다녀왔다~

부끄럽지만, 기록하자!

 

강정코행동 팀이 제주에 내려가는 기간에 맞춰 쌀을 보냈다.

편물은 열두장 보냈다.

 

 

 

강정에는 천 장이 훨씬 넘는 편물이 도착했다고 한다.

(아래 사진들의 출처는 강정코행동 https://www.facebook.com/groups/knitnose)

 

 

 

 

 

 

아래는 쌀 상자에 담아보낸 편지.

이어붙이는 농성장 페북에 올라왔길래 옮긴다.

식당 삼촌이 행복해 하셨다는 말을 보고, 정말 기뻤다.

 

나라는 인간은 이렇게, 함꼐 한다는 느낌에서 행복을 찾는 모양이다.

 

-------------------------------

 

안녕하세요,
저희는 서해 최북단에 있는 작은 섬에서 농사짓는 30대 부부입니다.
작년 여름 신혼여행을 제주로 가서 강정에 쌀을 전해 드리고 왔던 기억이 납니다.
올해는 저희가 직접 농사지은 쌀을 보내 드리게 되었어요.
12월 9일부터 "강정 코행동"에서 뜨개편물 설치활동을 할 예정이라 들었습니다. 이분들의 식사도 삼거리 식당에서 준비된다고 알고 있구요.
20kg에 불과하지만,
저희 쌀이 좋은 사람들의 끼니가 되어 준다면 정말 행복할 것 같습니다.
아픈 몸과 마음 달래며 강정을 지키고 계신 모든 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먼 곳으로부터 평화는 오고 있는 것이겠지요.
고맙습니다.
다정한 농부 드림.

삼촌께서 이 편지를 읽고 넘 행복해 하세요. 다정한 농부님, 강정 코행동에 보내주신 쌀 저희도 얻어 먹고 힘낼게요^^ 감사해요~ (전송: 토란)

 

https://www.facebook.com/groups/knitnose/permalink/212060692310810/

 

강정에 대해 알기 http://knitnoses.tumbl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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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니니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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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며칠 동안 여섯 번째로 열리는 여성귀농학교에 참여하느라 홍성에 다녀왔다. 3박 4일 일정이지만, 나는 5박 6일로. ㅎ
그 시간들을 말과 글로 정리하는 건 불가능한 일일 테지만...
느낌만 남기는 건 싫으니까 메모를.

귀농에 관심 있는 사람, 귀농을 준비하는 사람, 귀촌한 사람, 초보 귀농자, 귀농 7년 차, 17년 차, 25년 차... 생긴 것만큼이나 살아온 내력도 다 다른 여자들 스무 명 남짓이 한 공간에서 부대낀다니.. 기대보다 걱정이 더 큰 게 사실이었다. 하지만 매우 다행히도.. 편안하고 행복한 시간들이었다....

애초 나의 질문들은 단순했다.
금방 바닥 나 구멍이 뚫릴 지경으로 얄팍한 밑천을 가지고도 시골에 들어가 돈 안 되는 농사로 먹고 살 수 있을까? 나와 비슷한 이들을 만날 수 있을까? 그리고 기초적인 농사 노하우 몇 가지...
이것은 현재 나의 조건과 정체성을 말해주는 지극히 초보 귀농자다운 질문일 터.

결론적으로 속시원한 답을 구하지는 못 했다.
시골에서 농사 지으며 이미 어떤 경지 (혹은 지경 ^^)에 도달한 이들, 도시에서 내내 살았다 해도 나보다 10년 15년 인생 경험을 더 해온 이들과 섞여 있다 보니, 주된 이야기는 오히려 '귀농 그 너머' '여성귀농자 그 너머'였기 때문이다. 덕분에 이틀 정도 심한 두통에 시달렸지만, 나도 모르는 사이 좁혀져 있던 시야가 넓어지는 계기가 되어 참 좋았다.

언어로 옮기는 순간 빠져나가는 맥락이 생기긴 하지만... 대략 기억에 남는 건..
온전한 인간으로 스스로 서기, 황당하게 생각하기, 내 몸의 고통을 그것대로 느끼기(병을 만들어 내는 것으로 유지되는 현대 의료시설에 몸을 맡기려고만 하지 말고), 나를 단련하기(두려움을, 게으름을, 나약함을.. 이마저도 나답게 해나가야 하는 것이겠지만), 건강한 먹거리 그 너머, 뒷산의 상상력(남들 눈에 잘 보이려 하지 말고.. 고라니처럼 울어보기.. 나물 하나 캐더라도 나만의 의식으로.. 춤추고 노래하고 시를 읊으며...)..

여러 가지 의미에서 스펙트럼이 넓은 모임이었는데, 누가 조정하지 않아도 역할이 분담되고 조정자가 생겨나고 움직이는 모습이 무척 신선했다. 사실 이런 경험이 아주 없지는 않지만, 나 스스로 흠뻑 빠져들어 본 기억이 너무 멀고 희미해서 새삼 인상적으로 느낀 것 같기도.

한국에서도 히피의 삶을 사는 이가 있구나! 공양희 샘, 이토록 타협하지 않고 살아온 에코페미니스트라니! 강도은 샘이 함께 해서.. 놓치거나 불편해서 넘어갈 법한 정치적이거나 철학적인 대화들도 의미있게 이뤄질 수 있었고..

나 혼자서는.. 자꾸만 도망가려 하고.. 여전히 알고 싶은 것들이 많기도 해서.. 때로는 이렇게 사람들을 만나야겠다. 아직은 그럴 때인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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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니니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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