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난방은 심야전기보일러가 책임진다. 처음 보급할 때는 전기세가 실제로 저렴했던 모양이지만, 몇년 새 비용이 엄청나게 뛰어 사기당했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내년 4월까지는 무척 추울 텐데, 11월 전기세 이야기 들어보면 적게는 20만원에서 많게는 50만원까지 나왔다고 한다. 나무를 때거나 화목난로를 함께 써도 2~30만원씩 나온다고... 냉골에서 지낼 수도 없고, 오래된 시골집을 따뜻하게 하다 보면, 별 수 없이 그렇게 된다. 패시브 하우스니 하는 것들은 꿈에나 나올까. ㅎ

이사오면서 덜컥 겁먹었던 것이 바로 이 부분이었다. 여름에는 적당히 덥게 살고, 겨울에는 적당히 춥게 살아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그 '적당히'를 어느 정도에 두어야 할까, 막연할 수밖에. 여름 나는 것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았다. ...집안이 시원하기도 하고, 열대야라 해도 도시에서처럼 괴롭지는 않았으니까. 문제는 겨울나기다!

보일러 실내온도는 14도인가 15도에 맞췄다가 1도씩 내리기 시작해 지금은 11도. 전기세는 8만원 정도 나왔다. ㅠ 어떻게 사나 겁먹었는데, 그럭저럭 지낼만 하다. 전기장판에도 너무 의지하지 않으려 한다. 방한텐트, 보온물주머니, 털실내화 3종 세트를 마련할까 고민 중. 무엇보다... 이 집을 조금 손볼 수 있다면 좋겠는데, 내가 전혀 모르는 영역이라 아무런 생각조차 안 난다는 게 문제다. 둘레에서 재료를 구해 만들어 쓰고 고쳐 쓰는 것이 아니라, 뭐든 필요하면 돈들여 사는 것에 익숙하게 살아온 탓이다. 여전히도 그렇다.

하지만 우리는 밑천이 얄팍해서 마냥 그럴 수도 없다는 거. ㅋ 그러한 조건이 우리에게 약이 되었으면 좋겠다. 삶의 기술만큼은 하나둘씩 늘지 않을까? 불편한 환경에서 버티는 능력도 조금은 생겨나지 않을까? 인간이 불편해져야 지구가 편안해지지 않을까? 누군가의 눈에는 너희는 아직 멀었어, 일 것이고... 누군가의 눈에는 꼭 그렇게까지 해야 하나, 일 것이지만... 누군가의 눈이야 누군가의 눈이고 내 눈은 아니니까... 핥핥핥~

'다정한 일기 > ' 카테고리의 다른 글

310 - 소설에서 이르길  (1) 2013.12.28
302 - 마을총회와 윷놀이  (0) 2013.12.20
299 - 강정코행동에 연대했다~  (1) 2013.12.17
299 - 여성귀농학교 다녀왔다~  (0) 2013.12.17
284 - 우량고양이 망고  (0) 2013.12.02
Posted by 니니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