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형네 내외랑 말장 박았다. 세 번째라 일이 몸에 많이 익었다.
한참 일하는 중에 형수가 물 들어온다고 했다. p형은 괜찮다고 마무리 하고 나가자고 했다. 나는 그런가보다 했다.
엊그제 형수가 말하길 내가 있는 자리만 물이 안 들어오는 것이지 실제로는 U자로 들어오다가 합쳐지기 때문에 바다에서는 조심해야 한다고 했다.
잠깐 일 하다가 고개를 들었는데, 정말로 내가 있는 자리만 빼고 물이 다 들어와 있는 것이었다. 사태를 파악한 p형이 얼른 정리하고 나가자고 했다. 트랙터가 물이 들어온 바다를 한참 달려서 안전지대에 도착했다.
p형이 시동을 끄더니 한 잔 먹고 나가자고 했다. - 이런 여유라니 - 한 잔 먹고 있자니 물이 우리 바로 뒤까지 들어왔고 우리는 얼른 자릴 떴다. 형수가 오늘이 조금이라 망정이지 사릿날이었으면 다 죽었을거라고 했다.
그물일 하시는 아주머니들은 바닷물이 자신을 쫓아오는 경험을 몇 번이고 하셨겠지? 바다가 무섭다고 했던 몇몇 아주머니들의 마음이 이해가 간다.
바다는 넓은만큼 예쁘고 그만큼 무섭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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