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난지도에 동네분들과 꽃구경 다녀왔다. 할머니들이 제일 좋아했던 건 즉석에서 사진 찍은 걸 인화해서 액자에 넣어주는 서비스였다. 내 생각엔 아무도 하지 않을 것 같은 일들이 누군가에갠 무척 즐거운 일이다.

나는 기수네 아저씨랑 사진 인화를 기다리는 할머니들을 기다렸다. 그늘진 잔디밭에 앉았는데, 꽤 오래 기다리느라 지루했다. 그런데 기수네 아저씨는 별로 지루해 보이지 않았다. 나이를 먹으면 움직임이 느려지는 만큼 시간도 축약 되는 건가. 생각했다. 자전거 페달을 느릿느릿 밟는 할아버지들이 일부러 그러는 게 아니라 힘이 없어서 그런거란 걸 안다.

청춘에 비할바 아니겠지만 나이를 먹는 건 또 그대로 매력이 있는듯하다.

아저씨는 요즘 혼자 밥을 끓여 드신다. 아저씨는 들깨 갈무리도 해야 하는데, 늘 아주머니가 했던 일이라 걱정이라고 하셨다. 기수네 아저씨의 반쪽인 반 아주머니가 얼른 건강하게 퇴원하시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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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마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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