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산 흙살림 토종연구소에서 퇴비 교육을 받았다. O형네서 밥 두끼랑 하룻밤을 제공받았다. 감사합니다. 보통이라면 이렇게 신세지는 상황에 짜증을 냈을 지후가 (돈도 없고 차도 없으니) 어쩔 수 없잖아.하고 받아줘서 고마웠다.

동네 아주머니들이 내 각시가 우울증 걸릴까 봐 걱정한다. 다들 그런 경험이 있거나 많이 봤기 때문이겠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최대한 아내가 시키는대로 하는 것이다. 그래서 괴산 흙살림 매장에서 구입한 통밀가루 2kg랑 엿기름 한 봉지를 내 가방에 넣고 볼음도까지 돌아가는 중이다. 우리가 도선료를 내더라도 강화도에 하나 뿐인 생협에서 상품을 보내주면 좋겠다.

나는 교회 가면 멍하니 성경을 읽거나 찬송가를 들여다 보거나 하기 때문에 - 아~멘은 보통 4도나 5도에서 1도로 떨어진다는 사실을 알았다. - 또 믿음 보다는 동네 분들과의 교류 때문에 교회에 가기 때문에 덜 하지만 아내는 교회 때문에 스트레스 받는 부분이 많다.

아내는 말했다.
믿음이 없는 사람이 믿음을 가져보려고 교회에 가 보는 것인데, 교회에서 만날 듣는 얘기가 믿지 않는 사람은 인간도 아니라는 것이고, 부흥회니 속회니 심방이니 하는 행사에 자꾸 나를 끌어드리려고 하니까 교회 가기가 더 싫다. 교회는 교회가 왜 욕을 먹는지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

지후는 참 생각도 깊고 말도 잘한다. 난 죽었다 깨어나도 이렇게 논리정연하고 사리분별하지 못한다.

그렇고

흙살림 교육은 도움이 많이 됐다. 우리 섬에는 조개랑 굴 껍질을 구하기가 쉬우니까 식초랑 섞어서 칼슘제를 만드는 것은 당장도 시도해 볼 수 있겠다. 그것 말고 다른것들도 시도해 볼 것이 많다.

집에 돌아가면 바빠지겠다. 계획을 세우고 가다듬고 실천하고 가다듬고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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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마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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