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를 보면 고라니나 멧돼지로 인한 농사 피해가 막심하다는 내용이 가끔 나온다.

농사를 짓지 않을 땐, 그렇구나, 피해가 심하구나, 고민스럽겠다, 생각하고 넘어가곤 했는데..

농사를 지어보니, 그리고 큰 규모는 아니지만 피해를 입어보니, 속이 뒤집어진다.

 

뒷밭에 심은 고추는 거의 초토화되었고,

잘 키워보고 싶었던 조선오이도 1/3 정도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져 버렸다.

 

고라니와 새 피해 때문에 뭘 해 먹을 수 없다는 동네 어르신들 말씀이 있어서

나름 돈 들여 울타리도 높게 둘러 쳤는데 그것도 별 소용이 없었다.

직접 목격한 짝꿍 말로는, 그리 크지도 않은 고라니가 도움닫기도 없이 울타리를 훌쩍 뛰어넘더란다.

 

벌레랑 새랑 고라니랑 멧돼지랑 같이 잘 살 수 있는 방법이 있으면 좋으련만,

올해는 김장용 고춧가루도 못 내게 됐다.

고구마 밑이 들었을 때 멧돼지가 다시 들이닥치기라도 하면, 생활비 전망도 어두워질테고.

 

여기서는 조개라도 캐고 부대일도 하고 어떻게든 해 볼 수 있다지만,

단일작물을 일정한 규모로 재배하는 것 외에 달리 방도가 없는 농민들은 정말 힘들겠구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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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니니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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