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정한 일기/우
041 - 냉이 캐기, 달래 캐기
마그리
2013. 4. 3. 22:23
간밤에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커피 믹스를 먹는 꿈을 꿨다. 브랜드는 네스카페였다. 커피 믹스 중독이구나. 집에 있는 것 다 마시면 커피 믹스는 집 밖에서만 마시기로 한다.
오전에는 뒷밭에 냉이 캐고 비닐 치웠다. - 이제 진짜 밭만 갈면 된다. - 아침에 혼자 일할 때, 냉이라고 생각해서 잔뜩 채집했던 것이 냉이가 아니었다. 지후한테 지적당했다. 나는 아주 강한 냄새가 아니면 냄새를 잘 못 맡는데, 그래서인지 냉이 냄새도 잘 모른다. 하여튼 잎모양으로 냉이를 구분할 수 있게 됐다.
오후에는 산책을 갔다. 볼음도에 와서 처음 가보는 길 - 군부대가 보이는 길 - 을 걷는데, 달래가 눈에 띄었다. 집 근처에 달래가 없어서 달래 반찬을 한 번도 못 먹었다. 군락을 이뤘길래 지후랑 둘이 손으로 막 캤다. 우연한 발견이라 재미있었다. 아무도 건드린 흔적이 없었던 것으로 봐서 동네에서 우리가 처음으로 발견한 것이 분명하다. 저녁 때, 먹은 달래 무침이 무척 맛있었다. 내일 또 가야지.
냉이는 데쳐서 얼렸다.
달래는 (내가) 씻고 다듬고 씻어서 - 힘들었다. 맛있는 거 먹는 게 결코 쉽지 않다. - (지후가) 간장과 무침을 만들었다.